국무-국방-국가정보국장 공동성명 “대북 경제제재 강화-외교 조치… 비핵화 협상의 문도 열어둘 것” 태평양사령관 “선제공격 방안 많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경제와 외교적 압박을 최우선으로 하는 북핵 구상을 공식 천명했다. 선제타격 등 군사 조치는 거론하지 않았지만 압박 전략이 통하지 않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며 ‘4월 위기설’을 낳았던 북핵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는 26일(현지 시간) 미 상·하원 의원 전원을 상대로 새로운 북핵 구상을 브리핑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미 정보기관의 수장인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DNI)은 브리핑 후 공동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은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외교적 조치를 추구함으로써 북한이 핵·탄도미사일, 핵확산 프로그램을 해체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로운 비핵화를 추구하며 그 목표를 향해 협상의 문을 열어두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우리 자신과 동맹국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적시해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군사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은 이날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대북 군사 조치에 대해 “북한에 대해 배치, 압박, 동적 작전 등 전방위 군사 방안이 있다.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방안도 많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은을 내버려둔다면 자신이 공언한 일들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