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계획없다” 논란 마침표… 45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하기로
삼성전자가 지주사 체제 전환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더라도 사업 경쟁력 강화 등 실익이 없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오히려 막대한 지주사 전환 비용이 소요되는 등 경영 역량 분산 우려가 있다는 것도 판단의 배경이 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1∼3월)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앞으로도 삼성은 지주회사 전환 계획이 없다”며 재검토 가능성을 일축했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포기한 것은 정치권에서 지주사 요건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가 의무적으로 가져야 하는 자회사 지분 기준이 높아지면 지주사 전환 비용은 막대하게 불어난다. 또 지주사 전환이 마치 재벌기업의 승계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도 삼성전자에는 부담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연루돼 구속 기소된 상황에서 지주사 전환을 강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45조 원(27일 종가 기준) 규모의 기존 자사주를 모두 소각한다는 ‘깜짝’ 발표도 내놨다. 지주사 전환 기대감이 높았던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샘물 evey@donga.com·서동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