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대표 마스체라노… 동료들 배려로 PK 기회 얻어
그라운드의 동료들은 마스체라노를 향해 달려가 껴안았고, 벤치에 있던 일부 선수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선두 팀과 꼴찌 팀 간에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점수 차를 더 벌리는 페널티킥 골에 대한 반응으로는 흔치 않은 장면이었다. 정작 골을 넣은 마스체라노는 덤덤한 표정이었다.
바르사 선수들이 보인 반응에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 페널티킥 골은 마스체라노가 바르사 유니폼을 입고 7시즌 만에 처음 맛본 프리메라리가 데뷔 골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에서 뛰다 2010∼2011시즌 바르사로 이적한 마스체라노는 프리메라리가 194경기를 포함해 바르사 소속으로 출전한 319번째 경기 만에 첫 득점을 기록했다. 마스체라노의 포지션이 수비수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7시즌 무득점은 드문 일이다.
이날 페널티킥 기회는 ‘수비 콤비’인 피케의 주도로 마스체라노에게 주어졌다. 스페인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케가 동료 선수들과 의논한 뒤 마스체라노에게 기회를 주자고 엔리케 감독에게 요청했고 감독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비수에게 페널티킥 기회를 주는 건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바르사에서 페널티킥을 전담하다시피 하는 리오넬 메시는 이미 교체돼 벤치로 물러난 상태였지만 안드레 고메스와 파코 알카세르 등 킥이 정교한 선수들이 남아 있었다. 메시와 고메스, 알카세르가 2골씩 넣은 바르사는 7-1의 대승을 거뒀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