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챔프전 3차전 KGC 승리 주역 승부처인 4쿼터서 8득점 맹활약… 삼성팬에 야유받던 이정현 달래고 사익스 부상 어수선한 팀도 추슬러
프로농구 KGC의 주장 양희종(오른쪽)이 2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후배 이정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양희종과 이정현은 2011∼2012시즌 KGC의 첫 우승 멤버다. KBL 제공
그는 승부처인 4쿼터에서만 8점을 넣는 등 이번 시즌 정규리그를 포함해 개인 최다 13득점에 5리바운드 6도움으로 활약했다. 엔드라인 밖으로 몸을 던져 리바운드를 잡은 뒤 삼성 임동섭의 몸에 공을 맞혀 공격권을 얻어내는 허슬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이날 KGC 이정현(30)은 공을 잡을 때마다 삼성 안방 팬들의 거센 야유를 받았다. 2차전에서 삼성 이관희를 밀었고 흥분한 이관희가 이정현을 가격해 퇴장을 당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이정현만 다독인 건 아니었다.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24)가 부상 결장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뛰고 싶은데도 벤치를 지켜야 하는 사익스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었어요. 사익스는 어리지만 참 배울 게 많고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선수죠. 사익스가 없어 더 고생하고 있는 데이비드 사이먼(35)도 본보기가 될 만한 선수이자 ‘맏형’이죠. 그러고 보니 우리 팀은 ‘케미’가 너무 좋아요.”
2007∼2008시즌에 데뷔한 양희종은 줄곧 팀 연고지인 안양을 지키고 있는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 6차전에서 KGC의 첫 우승을 결정한 슛이 그의 손에서 터졌다.
“요즘도 당시 동영상을 올려주시는 팬들이 계세요. 지금 봐도 소름 돋는 장면이죠. 팀에 워낙 좋은 슈터가 많아 그런 기회가 또 오지는 않겠지만 후배들과 함께 꼭 첫 통합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어요. 무엇보다 우리를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 열심히, 죽어라 뛰어야지요.”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