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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동아일보/이방훈]대선후보도 잘 모르는 선거법

입력 | 2017-04-28 03:00:00


26일자 A12면 ‘시민들 대선 앞두고 선거법 관심 높아’ 기사는 매우 유익했다는 생각이다. 선거 당일 투표소 앞에서의 인증샷, 투표 인증샷 중 우수작을 선정해 상금을 주는 ‘국민투표 로또’, 특정 후보를 뽑지 말라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하는 것, 그리고 카톡 프로필에 후보 사진을 넣어도 모두 합법이고, 반면에 특정 후보 비하 사진이나 그림을 카톡 프로필로 설정하는 행위, 그리고 고등학생이 ‘단톡방’에 특정 후보 지지글을 게시하는 것은 모두 불법이라고 한다. 이렇게 헷갈리는 사소한 차이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선거법을 위반하게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25일 4차 TV토론에서 ‘차기 내각에 기용하고 싶은 인물을 말해 달라’는 질문이 있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라고 답하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누구를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선거법 230조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해 논란이 됐다.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확인했더니 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힘들다는 답변이 왔다고 한다.

이렇게 대선 후보들과 토론 진행자마저도 잘 모르는 아리송한 선거법을 들고 나와서 어떻게 국민들에게 잘 지키라고 외치는지 답답한 일이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애매한 법조항들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이방훈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