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47), 위창수(45). 사진제공|CJ·동아일보DB
‘척하면 척.’
선후배에서 ‘사제’ 관계가 된 최경주(47)와 위창수(45)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취리히클래식(총상금 710만 달러)에서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다.
최경주와 위창수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 주 에번데일의 TPC루이지애나(파72·7425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 함께 나섰다. 이 대회는 올해부터 2인1조의 팀 매치로 우승자를 가리는 독특한 경기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1,3라운드는 2명의 선수가 1개의 공을 번갈아 치는 포섬, 2,4라운드에서는 2명이 각각의 공으로 플레이해 좋은 스코어를 성적으로 인정하는 포볼 방식으로 펼쳐진다.
공동선두를 이룬 조던 스피스-라이언 파머, 카일 스탠리-라이언 러플스(이상 6언더파 66타)에 1타 뒤진 공동 3위에 자리했다.
최경주와 위창수는 10년 넘게 함께 투어 현장을 누비며 선후배로 돈독한 우정을 쌓아왔다. 최경주는 2000년 한국선수로는 처음 PGA 투어 진출에 성공했고, 위창수는 유럽투어 등을 거쳐 2005년 두 번째로 데뷔했다.
PGA 투어에선 손에 꼽히는 베테랑들이다. 최경주는 이번이 통산 430번째 경기이고, 위창수는 248번째 출전이다. 하지만 통산 8승을 거둔 최경주가 현역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반면, 위창수는 2년 전 투어카드를 잃었다. 지난해 웹닷컴투어를 뛰면서 PGA 재입성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올해는 통산상금(999만9632달러) 상위자격으로 출전자격이 주어지는 5~6개 대회에만 뛸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선배 최경주가 함께 팀을 이뤄 나가보자는 제안으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위창수는 대회에 나올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자 LA 인근에서 주니어골퍼들을 가르치며 후진양성을 시작했다. 그리고 새 인생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또 한번 깜짝 변신했다. 지난 2월 제네시스오픈 때부터 최경주의 스윙코치가 됐다.
최경주는 “20년 이상 투어에서 함께 활동해온 선후배 사이여서 편하고 즐겁게 경기했다”면서 “위창수와 함께 한 이후 허리통증이 덜해졌고, 드라이브샷 거리도 많이 늘었다”고 새 코치에 대해 만족해했다.
최경주는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우승이 멈춰 있다. 위창수는 아직 우승이 없다. 선후배에서 사제로 변신한 최경주와 위창수가 어떤 합작품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크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