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 전국 지역 문화재단의 모임인 “한국광역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새 시대 문화 정책 토론회에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28일 서울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 전국 지역 문화재단의 모임인 “한국광역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새 시대 문화 정책 토론회에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28일 서울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 전국 지역 문화재단의 모임인 “한국광역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새 시대 문화 정책 토론회에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28일 서울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 전국 지역 문화재단의 모임인 “한국광역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새 시대 문화 정책 토론회에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28일 서울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 전국 지역 문화재단의 모임인 “한국광역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새 시대 문화 정책 토론회에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문화융성’을 거론한 후 문화체육관광부에 그 의미를 해석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61·국민대 석좌교수)은 28일 서울 중구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 ‘새로운 시대, 새로운 문화 정책’ 토론회 기조 발제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날 토론회는 지역별 문화재단의 모임인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와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가 공동주최했다.
유 전 장관은 “‘문화융성’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처음 나온 말이다. 그 후 이 단어에 대해 해석을 하라고 지시가 내려와 문체부가 나름대로 해석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 날 유 전 장관은 “문화를 통해 행복하고 창의적인 사회를 만들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목표는 잘못되지 않았지만 진정성이 부족했고, 목표에 어울리는 방법과 절차를 채택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실체를 폭로했던 유 전 장관은 정권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실행한 것은 범죄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인이 자기편을 지원한 건 과거부터 있었던 일인데 왜 이번에만 문제 삼느냐는 의견이 있다. 분명히 말하건대 자기 돈이 아니라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지원하는 건 범죄행위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는 몰래 지원했는데, 박근혜 정부는 문체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공적인 조직을 이용해 아주 떳떳하게 자기편에게만 공적인 재원을 나눠줌으로써 권력을 사유화했다. 이는 범죄다”고 비판했다. 또 “문체부 실무자는 예술인들에게 사과했는데 우리 사회 지도자는 한 번이라도 사과하고 반성한 적이 있느냐.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고 덧붙였다.
유 전 장관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꺼내기에 앞서 “현직 장관이 참석해야 하는 중요한 행사인데, 장관이 공석이라 어쩔 수 없이 전직 장관이 참석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기관장이 없는 단체가 많은데 오히려 조직이 더 잘 돌아가는 이상한 상황이다. 김영산 문화예술정책실장에게 들으니 다른 어느 때보다 문체부가 잘 돌아가고 있고, 내가 있을 때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한다. 내가 이러려고 장관을 했나 자괴감을 많이 느낀다”고 말해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유 전 장관은 행정기관이 정책을 만들면 문화재단은 집행하고, 민간 전문가와 단체는 지원을 받아 활동하는 수직적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화 관련 주체들의 역할과 권한을 분산하고 수평적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 지원을 할 때도 시설이 아닌 사람에게 중점을 둬야 하고, ‘지원하되 간섭하지 말라’는 원칙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