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도(海圖) 제작의 기준이 되는 국제표준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 책자에 동해를 병기하도록 개정하는 문제가 국제기구에서 논의된다.
외교부는 28일 “모나코에서 열린 제1차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한국 대표단 제안대로 IHO 사무국 참여 아래 관련국간 비공식 협의체를 구성하고 협의 결과를 3년 뒤 총회에 보고한다는 내용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IHO는 이날 오후 총회 폐막 직전 이 같은 계획을 최종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2012년 회의에서 “S-23 개정에 대해 어떠한 추가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고 결정하면서 ‘사실상 동해 병기는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외교부와 유관 기관 등이 회원국들을 접촉해 일일이 교섭한 끝에 이번 총회에서 동해 병기 논의 불씨를 살리고, 논의의 틀을 다시 마련했다는 것이 성과로 꼽힌다.
IHO는 한·일 간 견해차로 인해 1953년에 만들어진 S-23 3판 이후 새로운 개정판을 내지 못하고 있다. 회원국들은 양국 합의 결과에 따라 그 명칭을 채택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위성정보시스템(GPS)을 이용한 전자해도가 보편화되고 있어 S-23의 위상과 효용은 떨어진 지 오래라는 지적도 있다. 오히려 주요 지도제작사나 교과서, 출판사, 언론 등을 상대로 동해 표기 확산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
24일부터 5일간 열린 이번 총회는 87개 회원국 중 77개 회원국이 참석해 동해병기 문제와 사무총장, 이사진 선거 및 이사국 선정·승인 등을 주요 의제로 다뤘다. 정부는 이번에 외교부, 해양수산부, 국방부(해군), 국립해양조사원, 동북아역사재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30여 명 규모의 대표단을 모나코에 파견했다.
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