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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전시 美해군 방호’… 日, 자위대에 첫 명령

입력 | 2017-05-01 03:00:00

北위협 빌미 삼아 안보법 본격적용… ‘전쟁 가능 국가’로 활동반경 넓혀




한반도 위기 상황과 관련해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이 해상자위대에 미국 해군 보급함에 대한 ‘무기 등 방호’ 명령을 내렸다고 아사히신문이 30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시가 아닌 상황에서 해상자위대에 미군 함선 보호 임무를 부여한 것은 처음이다.

‘무기 등 방호’는 전시와 평시의 중간 상태인 ‘그레이존(Gray zone)’ 상태에서 자위대가 무기를 사용해 미군 등 외국 군대 함선을 방호(보호)하는 임무를 뜻한다. 지난해 3월 시행된 안보관련법(안보법)에 따라 임무 부여가 가능해졌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 12월 남수단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 파견된 육상자위대 부대에 ‘출동경호’ 임무를 부여한 데 이어 이번에 해상자위대에 ‘무기 등 방호’ 명령을 내림으로써 자위대 활동 범위를 확대했다.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된 것을 의미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해상자위대의 새 임무에 대해 당초 미일 공동훈련 중 첫 실시를 검토했으나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면서 그 시기가 앞당겨졌다.

첫 ‘무기 등 방호’ 임무는 항공모함급 호위함 이즈모에 부여됐다. 이즈모는 길이 248m에 기준 배수량이 약 1만9500t(최대 배수량 2만7000t)인 대형 호위함으로 14대의 헬기를 탑재할 수 있다. 1일 가나가와(神奈川) 현 요코스카(橫須賀) 기지를 출항하는 이즈모는 간토(關東) 지방 보소(房總) 반도 앞바다에 있는 미 해군 보급함과 합류해 시코쿠(四國) 앞바다까지 이 보급함을 호위하며 함께 항행할 예정이다.

보호 대상이 될 미 해군 보급함은 북한에 의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경계 등을 하는 미 태평양함대 함선에 물자를 전달할 계획이다. 신문은 이 보급함이 지난달 29일 동해로 들어간 칼빈슨 항모전단에도 물자를 보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무기 등 방호’ 임무 부여 권한을 방위성이 마음대로 행사할 수 있게 돼 있는 점에 대해 “견제나 정보 공개가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짚었다. 아베 정권은 지난해 12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방치할 경우 일본이 공격당할 수 있는 ‘중요영향사태’가 아닌 한은 방위성이 ‘무기 등 방호’를 명령하고 결과를 다음 해에 NSC에 보고하도록 했다.

한편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4개국은 5월 3∼22일 태평양에서 대규모 연합 훈련을 실시한다고 일본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4개국의 대규모 연합 훈련은 처음으로 중국의 해군력 강화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염두에 두고 실시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훈련은 일본 근해와 괌,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 티니언 섬 등에서 실시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