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29일 새벽 평남 북창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수분간 비행하다 공중 폭발로 끝났지만 미국과 중국이 북의 핵·미사일 도발 중단을 거듭 촉구한 인민군 창건일(4월 25일)이 지난 다음에 자행된 것이어서 가볍게 볼 수 없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한반도 해역에 진입한 날에 맞춰 발사했다는 점에서 저강도 무력시위이자 항모 파괴 능력 과시 시도다.
이번 미사일 폭발은 4월 5일과 16일 쏜 미사일처럼 추진체 오작동 때문일 수 있지만 북이 신형 미사일 초기 비행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고의로 터뜨렸을 가능성도 있다. 탄두 실험을 위한 의도적 폭발일 수도 있다. ‘레프트 오브 론치(left of launch·발사 교란)’라는 미국의 사이버 작전이 성공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확실한 것은 김정은이 미사일 개발과 핵실험을 그만둘 생각이 없다는 점이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원유 공급 중단 같은 강력한 제재를 주장했고 북한이 이에 반발하면서 북-중 관계에 긴장 징후가 엿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과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수지 적자 문제를 맞교환하는 ‘빅딜’을 했으면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만큼 압박을 가해야 한다. 애당초 의지도 없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해 ‘쇼’를 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