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성민을 비롯해 영화 ‘보안관’에 출연한 조진웅, 김성균, 배정남, 조우진 등 모두 경상도가 고향이다. 이성민은 “경상도 사나이끼리 확실히 통하는 게 있었다”고 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영화 ‘보안관’에서 몸짱아재 변신한 이성민
“영화 ‘관능의 법칙’에서 내 뒤태를 보고 충격
매일 아침 액션스쿨서 몸을 푼 뒤 유도로 단련
보안관은 밝은 작품…자연스러운 웃음 선사”
배우 이성민(49)은 서민의 모습에 가장 근접한 분위기를 풍기는 연기자이다. 40대 후반 남자들의 정서를 대표할 만한 캐릭터를 주로해온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 역시 소탈하게 삶을 꾸려나가기에 보일 수 있는 친근함이다.
드라마 ‘미생’이 그랬듯, 3일 개봉하는 영화 ‘보안관’(제작 사나이픽쳐스) 역시 이성민의 친근한 ‘아재’로서 매력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이성민은 고향인 부산 기장에 터를 잡은 전직 형사 역할. 동네 ‘보안관’을 자처하며 끝 모를 오지랖을 부린다.
“밝고 경쾌한 작품이니 열려 있는 상태로 뭐든 해낸다는 마음이었다. 배우들과도 벽을 허물고 지냈다. 워낙 친해 약속하지 않고도 만들어지는 코미디 장면이 많았다.”
영화는 한 바닷가 마을에 성공한 사업가 조진웅이 비치타운을 건설하려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개발열풍이 불면서 주민들은 조진웅을 반기지만 이성민은 다르다. 인근에서 일어난 마약 밀매의 범인으로 조진웅을 의심해 누구도 시키지 않은, 혼자만의 수사를 시작한다.
영화 속 행동이 아재여도 몸매까지 그런 건 아니다. 이성민은 구릿빛 피부에 탄탄한 근육질을 자랑한다. 혹독하다 못해 처절했던 훈련의 결과다. “내 몸을 보고 제일 처음 충격을 받은 때가 영화 ‘관능의 법칙’에서다. 문소리와 부부로 나와서 내 뒤태를 다 보이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 처음 알았다. 배우들이 왜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몸매 관리를 하는지. 하하!”
영화 ‘보안관’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쉰살을 앞둔 나이에 시작한 이성민의 몸 만들기는 아침에 일어나 단백질 쉐이크에 달걀흰자를 먹는 것부터 시작됐다. “오전에는 액션스쿨에서 뛰면서 몸을 푼 뒤 유도를 한다. 탄수화물이 부족하니 현기증이 나는데, 못 참겠으면 고구마와 바나나를 먹고 다시 운동을 했다. 다이어트? 뭐니 뭐니 해도 안 먹는 게 제일이더라.”
차츰 말을 이어가니 애처가의 면모가 묻어났다. “아내는 내가 영화에 나오는 배우가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더라. 이렇게 된 게 다 자기 덕분이라고 한다. 하하! 사실 결혼하고 월세 걱정 안한 지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아내가 현대무용을 전공했는데 문화센터 같은 곳에서 재즈나 댄스 강의하면서 돈을 벌었다. 많이 벌지도 못했다. 택시 한 번 타면 없어질 정도였다. 그렇게 뒷바라지 해줬으니 내게는 원죄가 있다.”
고등학교 1학년생인 딸의 이야기로 넘어가니, 이번에는 자상한 아빠의 모습이 드러났다. 딸이 초등학생일 땐 운동회에, 중학생 때는 참관수업까지 빠지지 않고 참석한 아빠다. “얼마 전에 딸이 연극반에 들어갔다. 배우할 거냐고 물어봤는데 글을 쓰고 싶다더라. 우리 딸은 꿈이 없다.(웃음) 한때 PD가 되고 싶다길래 공부 잘 해서 시험 봐야 한다니까, 안 한다더라. 요즘엔 글을 쓴다기에 희곡 좀 읽고, 셰익스피어도 읽으라고 했더니 도통 안 읽는다. 하하!”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