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왼쪽)와 고소영이 오랜 공백을 끝내고 안방극장에 돌아왔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주연작을 마무리했다. 사진제공|SBS·KBS 2TV
‘2회 축소’ 사임당, 4일 씁쓸한 종영
대만·홍콩tv 1위등 해외선 인기몰이
‘완벽한 아내’도 일본 한류채널 방송
안방 시청률 4%불구 바깥선 이름값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게 더 많았다. 그렇다고 낙심할 건 아니다.
이영애와 고소영이 ‘톱스타의 화려한 컴백’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리만큼 나란히 쓸쓸하게 퇴장한다. 당대 톱스타로 군림해온 두 사람이 각각 14년과 10년이라는 긴 공백을 끝내고 연기를 재개했지만 방송 전 쏠린 큰 기대와 숱한 화제성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맛보게 됐다. 그래도 해외에서 여전한 ‘스타파워’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 아! 옛날이여…‘공백의 벽’ 넘지 못해
이영애가 주연한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사임당)가 4일 종영한다. 방송 4회 만에 단행한 ‘재편집’, ‘2회 방송 축소’, 한 자릿수 시청률 등 ‘상처’만 남았다.
하지만 정작 방송 후에는 가장 중요한 극적 장치인 조선시대와 현대를 오가는 설정의 완성도가 부족했고, 이야기의 짜임새나 속도감도 떨어지면서 “재미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방송 1, 2회에서 ‘반짝’했던 시청률(16.3% 닐슨코리아)은 “이영애가 어떻게 변했는지 보기 위해서였다”는 계기뿐이었다. 결국 제작진은 이미 완성된 드라마를 재편집했고, 내용도 30부에서 28부로 줄어들게 됐다.
고소영이라고 다를 게 없다. 그가 주연한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는 방송 내내 평균 4% 시청률을 기록하다 2일 종영한다. 그동안 도회적인 이미지로 ‘CF퀸’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고소영은 민낯을 드러내며 망가지는 연기를 불사했다는 자체만으로 눈여겨볼 만했다. 덕분에 ‘모든 걸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연기했다’는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코미디와 미스터리 요소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각기 겉도는 인상을 심어주며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버렸다. 또 미스터리가 본격화하면서 사이코패스로 등장하는 조여정이 고소영보다 더 부각되기까지 했다.
● 해외서 체면치레
그래도 성과가 없는 건 아니다. 바로 해외시장에서 얻은 결실이다.
또 ‘사임당’이 방송된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방송 내내 화제를 몰고 다녔다. 1일 제작사 그룹에이트 해외사업팀에 따르면 대만 GTV-D, 홍콩 TVB는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Oh!K와 Pay-TV도 55%의 시청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완벽한 아내’는 12일부터 일본 한류전문 채널 KNTV가 방송한다. 최근에는 일본 외에도 홍콩,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10여개국에 판권이 수출돼 현지 시청자와 만난다.
여전히 두 사람의 이름값이 해외에서 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라 할 만하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