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단위 갤러리들이 골프장에 마련된 교촌치킨 시식 존에서 치킨을 맛보고 있다.
■ 골프장에 불어닥친 치킨 열풍
축구장·야구장 치맥 문화 골프장으로 확산
닭다리 응원…가족 단위 갤러리들 큰 호응
스포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무엇일까. 아마 치킨이 맨 앞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스포츠 메가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치킨집 전화기에 불이 나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해 한 일간지와 닐슨코리아가 축구팬 600명, 야구팬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축구 팬의 55.3%, 야구팬의 71%가 경기장에서 가장 즐겨 먹는 먹거리로 치킨을 꼽았다.
치킨 열풍은 이제 축구와 야구장을 넘어 골프장까지 번지고 있다. 대표주자는 교촌치킨이다. 이 업체는 치킨업계 최초로 골프대회를 개최해 2013년부터 ‘교촌 허니레이디스오픈’을 운영하고 있다.
사실 언뜻 보기에 골프와 치킨은 상반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의 하나로 떠오른 치킨에 비해 한국에서 골프는 아직까지 귀족 스포츠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모든 연령층에서 고루 사랑 받는 치킨에 비해 골프를 즐기는 연령은 아직까지는 다소 높은 편이다.
골프의 이런 이미지 때문에 대부분의 국내 골프대회 스폰서는 40∼50대가 주 소비층인 기업이 많다. 2017시즌 KLPGA 정규 투어 대회를 후원하는 업체를 살펴보면 자동차, 타이어, 언론사, 금융업 등 대부분 40∼50대에 친숙한 이미지의 기업들이 대다수다.
교촌이 2013년 첫 대회 유치할 땐 무모한 시도라는 평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골프장에서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색다른 문화로 자리 잡았다. 갤러리들의 반응 역시 호평이 늘어나고 있다. 처음에는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강했던 골프장에서 닭다리를 뜯는 모습이 어색했지만, 갈수록 갤러리들의 칭찬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어린 아이들 손을 잡고 골프장을 찾는 가족 단위 갤러리들이 이 대회의 콘셉트에 큰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허보람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