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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금싸라기 땅’ 울주군청사 어떻게 될까?

입력 | 2017-05-02 03:00:00

“남구서 매입해 공공시설 활용을”… “건립비 충당 위해 민간에 매각”
10월 신청사 완공 앞두고 의견 분분




울산 남구 옥동에 있는 현재 울주군청사. 550억 원으로 추산되는 현 청사에 어떤 시설이 들어설지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울주군 제공

울산 도심의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인 남구 옥동 울주군청사 터 활용 방안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울주군 청량면에 짓고 있는 울주군 신청사가 10월 완공되면 현 청사 터는 매각된다. 울주군은 신청사 이주를 앞두고 매수 희망 기관을 물색하고 있지만 아직 적극적으로 의사를 밝힌 곳이 없다. 군은 이 터가 공공용으로 활용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울산시와 남구를 비롯해 공공기관이 매입하지 않으면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군청사 터는 본관 1만588m², 제2별관 502m²를 포함해 총 1만1090m². 울산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남구 옥동에 있다. 건물을 포함한 감정가는 55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금액은 3.3m²당 1600만 원에 달했던 근처 옛 한국수자원공사 울산권관리단 터 감정가를 감안한 것이다.

군청 터 매입 의사를 처음 밝힌 곳은 울산 남구. 남구는 2015년 11월 군에 보낸 공문에서 ‘터를 매입해 구민회관을 건립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남구는 최근까지 매입을 위한 행정절차를 밟거나 부지 매입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군은 상반기까지 남구를 포함해 공공기관이 매입 절차를 밟지 않으면 민간 매각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이곳은 교육환경이 우수하고 법조타운을 비롯해 행정기관이 밀집해 있는 데다 울산대공원까지 접해 있어 ‘울산 최고의 아파트 입지’로 꼽힌다. 전국의 건설업체들이 오래전부터 눈독을 들여온 이유다.

민간 매각을 위해서는 복잡한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공공시설 용도로 매각되면 남구 도시계획위원회의 승인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민간에 매각하면 현재의 공공용으로 지정된 도시계획시설을 해제해 아파트나 상가 건설이 가능하도록 변경 절차를 밟아야 한다. 도시계획시설 변경 권한은 남구청장이 갖고 있다. 남구가 민간 매각을 위해 순순히 도시계획시설 변경 승인을 할지는 미지수다.

군 관계자는 “현 청사 터를 남구가 매입해 공공용도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하지만 공공용도로 매각이 안 되면 신청사 건립비 충당을 위해 민간 매각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구는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 A 씨(53)는 “옥동에는 이미 아파트가 포화 상태여서 울산에서 가장 혼잡한 지역”이라며 “남구가 독자적으로 재원을 확보할 여력이 없다면 울산시가 지원을 해 주민 복지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울주군 신청사는 총 1240억 원을 투입해 울주군 청량면 율리 3만7482m² 터에 짓고 있다. 본관은 지하 2층, 지상 10층에 연면적 3만9264m², 의회동은 지하 1층, 지상 4층에 연면적 2300m²로 올 10월 준공돼 12월 이주할 예정이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