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9% 올라 최근 5년중 최대 대기업 임금 상승률도 앞질러… “저유가 등 이익 복지만 챙겨” 비판
지난해 공기업 직원의 평균 연봉이 5년 만에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 직원의 연봉은 대기업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보다도 많이 올랐다. 공기업들이 저유가 등 ‘외부 요인’으로 늘어난 이익을 가지고 직원들의 복리후생만 챙긴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www.alio.go.kr)에 따르면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 35개 공기업 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7905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7535만9000원)보다 4.9% 늘어난 규모로 최근 5년 중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공기업 직원의 평균 연봉 인상률은 2년 연속 4%대를 보이고 있다. 3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이 2015년과 2016년 각각 3.9%, 2.3%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공공기관 직원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임금을 3% 인상해주기로 한 데다 2015년 경영실적 평가에서 공기업들이 예년에 비해 평가를 잘 받아 성과급이 더 많이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만 보면 2015년에 공기업 당기순이익은 4조6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편 공기업을 포함한 전체 공공기관(332곳) 직원의 평균 연봉은 6607만 원으로 전년(6493만 원)보다 1.8% 올랐다. 한국예탁결제원(1억919만 원), 한국투자공사(1억712만 원) 등 두 곳은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었다.
공공기관들의 복리후생비는 8026억 원으로 2015년(7853억 원)보다 2.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보육시설을 늘리면서 보육비 지원액(417억 원)이 1년 전보다 38.3% 증가한 영향이 컸다.
신입사원 초봉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5639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KAIST(4941만 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4935만 원) 등 박사급 연구진이 많은 기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기관장 연봉에선 강성모 KAIST 전 총장이 4억108만 원으로 2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