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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낮춘 지원자 60% 취업 성공했지만… 70%는 “회사생활 불만”

입력 | 2017-05-02 03:00:00

[청년에게 일자리를/청년이라 죄송합니다]




본보 취재팀이 지난달 초 경북 경산시 경일대 중앙도서관 앞에 설치한 ‘청년 앵그리보드’. ‘누군가가 취업의 눈높이를 낮추라고 조언한다면?’이란 질문에 청년들은 ‘스스로 알아서 하겠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누군가가 취업의 눈높이를 낮추라고 조언한다면?’

본보 취재팀은 지난달 초 경북 경산시 경일대 중앙도서관에서 ‘청년 앵그리보드’를 통해 이렇게 물었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스스로 알아서 하겠다’ ‘네가 뭔데’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준 자신감과 반대로 실제 취업 현실은 녹록지 않다. 스스로 또는 원치 않게 눈높이를 낮춰 지원하는 취업준비생이 더 많았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올해 1월 지난해 구직활동을 해본 1058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76.0%)은 눈높이를 낮춰 지원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에게 취업 눈높이를 낮춘 이유를 묻자 ‘빨리 취업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62.2%)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장기 구직활동에 지쳤다’(35.3%)거나 ‘남들보다 스펙이 부족해서’(25.9%)라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취업 시장에 뛰어든 뒤 차가운 현실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부분 구직을 시작한 지 1년 내에 취업 눈높이를 낮추기 시작했다. 눈높이를 낮춰 지원해본 804명 가운데 67.4%는 구직활동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눈높이를 낮췄다고 했다.

실제로 눈높이를 낮춰 지원한 사람들은 만족할까. 눈높이를 낮춰 지원한 804명 중 60%가 취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들의 입사 이후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눈높이를 낮춰 지원한 기업에 최종 입사한 329명 중 69.6%가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기대치를 낮추고 취업해도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취업 시장에 뛰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큰 현실을 보여준 것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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