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14점 최초 공개

조선통신사의 마상재 시연 장면을 묘사한 삽화.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1748년 조선통신사가 일본을 방문해 선보인 마상재(馬上才·달리는 말 위에서 재주를 부리는 기예)의 한 장면이다. 조선통신사 행렬을 글과 그림으로 설명한 일본 책인 ‘조선인대행렬기(朝鮮人大行列記)’에 들어간 삽화다. 이 책은 당시 조선통신사의 이국적인 문물을 구경하려는 일본인들을 위해 간행된 일종의 가이드북이었다.
특히 임진왜란 때 일본에 알려진 마상재의 인기가 높아 막부 측 요청으로 1636년 병자사행 때부터 마상재를 시연할 수 있는 군인들이 조선통신사에 포함됐다. 마상재는 달리는 말 위에 서는 동작뿐만 아니라 말 등 넘나들기, 말 위에 거꾸로 서기, 뒤로 눕기 등 다양한 곡예들로 구성됐다. 1711년 조선통신사 부사였던 임수간(1665∼1721)은 자신의 사행록인 ‘동사일기(東사日記)’에 “도주가 마상재 보기를 원해 비장과 역관으로 하여금 보여줬더니 태수들이 모여 이를 보고 칭찬했다”고 썼다.
예컨대 19세기 우타가와 히로시게가 하코네를 그린 채색판화엔 임수간이 “험준한 산봉우리 위에 큰 호수가 있어 둘레가 수십 리나 된다”고 묘사한 ‘아시노코 호수’의 절경이 화려하게 그려져 있다. 8월 20일까지. 02-2077-9556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