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피아니스트. 동아일보DB
저도 피아노를 배우기 전 누나 친구 집에 갔다가 ‘따라해 봐’라는 강요(?)로 ‘고양이 춤’을 재미있게 쳐본 기억이 납니다. 왼손 오른손이 모두 검은 건반만 누르면서 ‘쿵작 쿵작 쿵작작’ 하는 흥겨운 리듬을 수놓는 곡입니다.
이 곡은 전 세계에 알려져 있습니다. 영어로는 ‘벼룩 왈츠(Flea Waltz)’라고 합니다. 과거 독일에서 나온 악보에 작곡자가 ‘F. Loh’라고 나와 있었는데, 이는 실제 작곡자의 이름이 아니라 벼룩(Floh)이라는 말로 장난을 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벼룩 왈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언제 누가 실제 이 곡을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영어나 독일어 제목과 달리 ‘왈츠’도 아닙니다. 4분의 2박자이니 ‘폴카’에 가깝죠.
피아니스트 박종훈 씨는 기존의 명곡 외에 자신이 직접 작곡한 친근한 소품들도 연주회에서 선을 보이면서 팬을 넓혀 왔습니다. 이날도 자작곡 ‘점프’ ‘잠자리’ ‘안녕 봄(Hello Spring)’ 등을 함께 무대에 올립니다. 첫 곡으로는 쇼팽의 왈츠 작품 64-1 일명 ‘강아지 왈츠’를 연주하니 강아지와 고양이가 함께 무대에 소개되는 셈입니다.
연주회 후반부에는 동요 메들리와 영화음악 메들리도 연주한다고 하니 온 가족이 가벼운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콘서트가 될 듯합니다. 마침 연주회 다음 날이 일요일이군요. 피아노가 있는 집이라면 온 가족이 한 번씩 ‘고양이 춤’의 쉬운 원곡을 치면서 ‘나도 피아니스트’라고 자부해 보면 어떨까요?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