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 출신 전여옥 작가는 바른정당에서 단일화를 주장해온 의원들이 2일 탈당하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과 관련 "탈당 할 때 그 ‘결기’는 ‘헛 폼’이었다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같이 비난하며 "내세운 이유는 많다. ‘유승민후보의 지지율이 3-4%로 지지부진이다.’ ‘내년 지자체 선거를 앞둔 지방의원들이 난리이다.’ ‘선거비용 건지기는 글렀다.’ 즉 이러다가 길바닥에 나앉는다는 두려움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그 정도 예상못했다는 것이 신기하다. 지금와서 도로 기어들어간다는 것이 참 신기할 정도다. ‘떳다방’정치에 ‘보따리장수’정치다. 제가 늘 한나라당에 있을 때 ‘초식공룡당’이라고 했다. 몸집만 컸지 늘 겁내고 늘 조심하고 그러면서 어디가면 ‘풍성한 풀밭’이 있는가만 신경쓰더라"고 꼬집었다.
전 작가는 "그래서 바른정당의 창당과정을 보면서 솔직히 ‘얼마나 오래 갈까?’하는 의구심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정치인이라는 자존심 하나로 칼바람 부는 시베리아벌판이라도 타는 목마름의 고비고비~사막이라도 걸어가리라 믿었다. 결론은 ‘역시 보수는 고생을 못해—온실보수야.’하는 안타까움이 든다"고 썼다.
아울러 그는 "저도 유승민후보의 문제점을 안다"며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그 점도 탈당의 원인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는 크게 멀리 보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정치다. 오늘 내가 죽지만 내일은 살아나는 것이 또한 정치다. 그리고 유승민후보가 지지율이 바닥을 쳐도 바른정당의 모든 의원이 하나로 똘똘 뭉쳐 비지땀을 흘려 ‘고난의 행군’을 마다않고 거친 주먹밥을 먹는다면 유권자들의 마음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리고 보수의 판을 확대하는 의미도 있었다"며 "이미 진 선거라고 저렇게 우루루 기어들어가는 것을 보니 한때 보수 정치를 했던 사람으로서 ‘자괴감’이 든다. 졌지만 이기는 것이 또한 정치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희생을 모르는 보수, 인내할 줄 모르는 보수, 손해볼 줄 모르는 보수. 고생할 줄 모르는 보수-누가, 어느 유권자가 표를 주겠냐? 오늘은 보수의 민낯이, 아니 보수의 바닥이 고스란히 드러난 ‘보수 수치일’이다"고 개탄스러워 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