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北 햄버거는 어떤 맛?” 고려항공, 기내식으로 ‘햄버거+맥주’ 제공

입력 | 2017-05-02 14:00:00

사진=고려 항공 이용자들 소셜미디어


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에서 기내식으로 ‘햄버거’를 선보여 화제다.

최근 LA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고려항공은 현재 햄버거와 맥주 등의 서양식 식사를 기내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고려항공 승객들이 햄버거 사진을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올리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폐쇄적인 반미 국가인 북한이 미국 대중 음식인 햄버거를 기내식으로 선보였다는 점이 인상적이기 때문.

햄버거 맛은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지난해 고려 항공을 이용한 작가 알렉 애쉬(Alec Ach)는 “내가 지금까지 맛본 햄버거 중 최악이었다”고 혹평을 남길 정도였다. 고려 항공의 햄버거는 포장이 잘 되어있지만, 포장을 풀면 어설픈 모양이 드러난다. 빵 안에는 고기 패티와 슬라이스 치즈, 양상추 조각, 갈색 소스가 들어있다. 침샘을 자극하는 외양은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네티즌이 고려 항공의 햄버거를 계속 주목하고 있다.

이에 여행사 관계자인 시몬 코커렐(Simon Cockerell) 씨는 “대중의 관점에서 이 햄버거는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코커렐 씨는 베이징을 기반으로 운영 중인 ‘고려 여행사(Koryo Tours)’의 총 지배인이며, 지난 15년 간 북한을 161번이나 방문한 전력이 있다.

그는 “사람들은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에서 햄버거를 먹는 것은 부조리하다고 생각한다. 햄버거는 서양 음식이지 않은가”라며 “하지만 북한이 어떤 음식으로 외국인을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 모든 사람에게 비빔밥을 줄 수 없을 뿐더러 기내 안에서 김치를 먹는 것은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코커렐 씨는 “관광객들은 북한을 나쁘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흥미로운 국가라고 생각한다”며 “일반적인 항공사에서 ‘오, 햄버거를 주다니!’라고 감탄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지만, 고려 항공에서는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다”고 덧붙였다.

코커렐 씨에 따르면, 고려 항공 햄버거의 질은 최근 개선됐으며, 고기 패티는 닭고기로 추정된다. 현재 고려 항공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햄버거도 제공하고 있다. 고려 항공을 이용한 채식주의자는 고기 패티 대신 슬라이스 토마토를 넣은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 또한 고려 항공은 카레라이스와 몇 가지 반찬을 포함한 다른 기내식도 제공한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