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에서 불안감을 드러냈던 한화 유격수 하주석이 갖은 노력 끝에 안정감을 회복했다. 수비가 안정되자 방망이에서도 ‘대형 유망주’다운 잠재력이 보였다. 3일 인천 SK전에서 3회말 깔끔한 포구와 송구를 선보인 하주석.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표정부터 여유가 있다. 편안한 자세로 타구를 쉽게 처리한다. 한화 내야의 핵인 유격수 자리를 책임지는 하주석(23). 올 시즌 일취월장한 수비 실력과 방망이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수비폭탄’이었던 그가 올 시즌 어떤 타구가 와도 안심이 되는 ‘수비요정’으로 완전히 변신했다. 하주석은 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전에 앞서 “이제 수비가 편해졌다”며 웃었다.
● 지난해와 올 시즌 대조적인 수비 기록
신일고 출신의 하주석은 1차지명이 없었던 2012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됐을 만큼 기대주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욕심을 낼 만큼 공·수·주에 걸쳐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로 평가 받았다.
군대(상무)를 다녀온 뒤에도 수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 119경기에 출장해 19실책으로 최다실책 3위에 올랐다. 넥센 유격수 김하성이 21개로 SK 헥터 고메즈(25실책)에 이어 2위였지만, 김하성은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서 얻은 기록이었다. 하주석 자리로 타구가 가면 폭탄이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몰라 불안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수비부터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3일 SK전까지 27경기에 출전해 단 1개의 실책만 기록했다. 4월4일 대전 NC전에서 유일한 실책을 기록한 뒤 24연속경기 무실책 행진이다.
한화 하주석.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노력, 그리고 권용관 선배의 조언
하주석은 어떻게 수비요정으로 변신했을까. 그냥 얻어진 결과는 아니었다. 우선 스스로의 노력이었다. 그는 “그동안 내 실책 때문에 지는 경기도 많았고, 너무나 미안했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투수가 나를 믿고 공을 던지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일찍부터 준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1월에 송광민과 함께 대만으로 개인훈련을 떠나 몸부터 만들었다. 거기서 만난 성남고 권용관 코치의 조언이 피가 되고 살이 됐다고 한다. 지난해까지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권용관 코치는 현역 시절 수비능력만큼은 톱클래스 선수로 평가 받았다.
아직은 시즌 초반. 그래서 큰소리칠 단계는 아니지만 적어도 수비에 자신감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그는 “실책이 없어지니까 이제 마음이 편해졌다. 작년만 해도 타구가 오면 스스로 불안할 때가 많았는데 이제 그렇지 않다. 주자 상황이나 볼카운트, 사인도 보고 수비를 할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생겼다”며 웃었다.
한화 하주석.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방망이 좋아졌지만 아직은 숙제
수비가 안정되면서 타격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이날까지 3할대 타율(0.301)을 기록 중이다. 홈런도 2방을 곁들였다. 2일 경기에서는 4-5로 뒤진 9회초 2사 후 극적인 동점 적시타를 때리면서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만족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특히 한 경기 몰아치고, 다음 경기에 못 칠 때가 많아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단 2스트라이크가 되기 전에 빨리 치는 스타일인데, 파울이 나면 볼카운트가 몰려 힘들어진다. 2스트라이크 이후 포크볼이나 떨어지는 볼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야한다”고 자평했다.
한화 하주석. 스포츠동아DB
인천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