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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작년보다 덜 팔려… 애플 1분기 中매출 14% 급감

입력 | 2017-05-04 03:00:00

팀쿡 “차기 아이폰8 기대감 때문… 소비자들 구매 미루고 있는 듯”
현금보유 290조… 대형 M&A 예고




애플이 올해 1분기(1∼3월·애플 회계연도 2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2일(현지 시간) 애플의 발표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529억 달러(약 59조8300억 원)로 전년 동기(506억 달러) 대비 4.6%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아이폰은 총 5076만 대를 팔았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5227만 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다. 전년 동기 5119만 대와 비교해도 0.84% 적다. 이날 애플 주가는 약 2% 하락한 144.65달러로 마감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애플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의 판매가 부진한 이유에 대해 “차기 아이폰에 대한 다양한 소문이 빠르게 퍼졌고, 여러 보고서에서도 자주 언급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하반기 발표할 예정인 아이폰 차기작 ‘아이폰8’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소비자가 구매를 미루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는 아이폰 출시 10년이 되는 해다. 애플은 2007년 첫 아이폰을 출시하며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아이폰 시리즈 10주년을 맞아 애플이 혁신적 제품을 공개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8는 삼성전자 갤럭시 S8와 유사한 에지 형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카메라를 통해 증강현실(AR) 기능을 구현할 것이라는 등 다양한 예상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의 판매 부진도 영향을 끼쳤다. 애플은 1분기 중국에서 107억 달러(약 12조1017억 원)어치를 팔았다. 전년 동기 대비 약 14% 감소한 실적이다. 쿡 사장은 “미국, 유럽 매출은 소폭 증가한 데 반해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유독 중국 시장 매출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토종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하며 50% 이상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이날 애플은 현금 보유액이 2568억 달러(약 290조4000억 원)이며 이 중 93%를 해외에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미국 넷플릭스를 동시에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이 때문에 애플이 조만간 대형 인수합병(M&A)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개인용 컴퓨터 등에서 혁신을 거듭해온 애플은 현재 자율주행차, VR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애플의 마지막 대형 M&A는 2014년 30억 달러(약 3조3900억 원)를 들여 무선 이어폰·헤드폰 제조업체 비츠를 인수한 것이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