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양패권 도전 이어 ‘항공 굴기’
여객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급팽창 중인 중국의 항공기 시장은 2024년 세계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이 여객기 제작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전수하지 않아 중대형 여객기 자체 제작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중국은 자국산 여객기 제작에 자존심을 걸고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4년 6월 여객기 제조회사를 방문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 자신의 제트 점보기를 창출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 여객기는 프랑스의 CMF 엔진제작회사와 미국 GE가 공동 설계한 LEAP-XIC 엔진 2대를 장착했고, 기체 내외부에 사용된 합금의 중국산 비중도 20∼30%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중국은 C919 개발에 이어 300명 이상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대형 여객기 C929도 개발하는 등 항공선진국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객기 ‘C919’의 영문 기체명 ‘C’에는 세계 3대 항공기 제작국에 올라서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중국(China)과 제조사(COMAC)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것이자 에어버스(Airbus), 보잉(Boeing)과 함께 ‘ABC 여객기 시대’를 열겠다는 뜻이다. ‘919’의 첫 ‘9’는 중국어 발음 ‘주(九)’가 ‘영구히’라는 뜻의 ‘주(久)’와 발음이 같아 붙여졌고, ‘19’는 최대 190석까지 늘릴 수 있는 중형기임을 의미한다.
C919의 총길이는 38.9m이며 날개의 폭은 35.8m에 이른다. 표준 항속거리 4075km, 최대 항속거리 5555km 등으로 경쟁 기종인 보잉 737이나 에어버스 A320과 비슷하다.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COMAC 측은 국내외 14개 금융리스회사로부터 418대, 9개 항공사로부터 152대 등 C919 570대 주문을 미리 받았다. 대부분은 중국 국영 금융 및 항공사들이 주문한 것이지만 외국 회사들에서도 선주문이 들어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