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 쓴 코스피]사상 최고치 이끈 동력은

꽃가루 날리는 거래소 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직원들이 코스피 사상 최고치 돌파에 꽃가루를 뿌리며 기뻐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가 2,241.24로 장을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썼지만 주식시장을 바라보며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기뻐하는 소리는 좀처럼 들려오지 않는다. 오히려 인터넷 주식 토론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외국인만 재미를 본다”는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실망만 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한다. 당분간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잇달아 나오고 있어서다. 증시 상승 배경과 전망 등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코스피, 왜 오르나.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수출액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510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 늘었다. 수출 개선은 기업들의 실적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은 2013년 69조9000억 원에서 지난해 101조8000억 원으로 45.6% 증가했다. 올해는 14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 업종들의 호황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올라타며 잇따라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호실적)를 내고 있다. 시가총액 1위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실적 개선에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이익 주주환원 정책을 실시하며 연일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여기에 달러화 강세 기조가 꺾이고 지정학적 위험 경고가 잦아들면서 한국 증시의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Q. 2011년과 어떻게 다른가.

Q. 상승장 체감이 안 되는데….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는 대형주 랠리에 올라타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주식 투자 수익률이 떨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종목 10개는 모두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올랐고,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에선 7개 종목이 상승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 외국인에 비해 개별 종목과 경제 전반에 대한 분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단기 차익을 목표로 변동성이 큰 소형주를 선호하고 외국인과 기관을 뒤따라 한 발 늦게 따라가면서 매매에 나선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삼성전자의 독주를 뻔히 알면서도 주당 220만 원이 넘는 주식에 선뜻 손을 뻗기가 망설여지는 게 개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상승장에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박스피(1,800∼2,200)에 지친 개인들이 상승장을 차익 실현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4일에도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709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Q. 지금이라도 주식에 투자하면 되나.
한국 주가가 여전히 제 가치에 비해 낮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스피의 주가이익비율(PER)은 9.2배로 미국(18.7배)이나 유럽연합(15.8배), 일본(14.1배)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 PER는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상황을 보면 모든 종목이 비슷하게 오르기보다는 특정 종목별로 차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대형주와 경기 민감주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기 minki@donga.com·손가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