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4년차 걸그룹 베리굿의 2017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소녀에서 성인으로, 가수로서도 성장한 만큼 진가를 드러내야 하는 시기임에 틀림없다. 멤버들은 “언젠가 목표지점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진제공|제이티지엔터테인먼트
■ 희망의 주문 거는 여섯 요정 베리굿
메인곡 알바생 콘셉트…88만원 세대 희망 노래
데뷔 4년차…“우리 노래 듣게되면 분명 반할 것”
최근 싱글 ‘비비디바비디부’를 발표한 베리굿(태하·서율·다예·세형·고운·조현)은 2014년 데뷔한 4년차 걸그룹이다. 가요계에선 ‘귀여움과 섹시함이 잘 어우러진 외모에 음악적 경쟁력을 갖춘 유망주’로 평가받지만, 몇몇 누리꾼이 재미삼아 만들어보는 ‘걸그룹 서열표’에 언급되지 않는 경우도 있을 만큼 아직 존재감이 크지 않다. 베리굿으로선 반전과 도약이 절실한 시기다. 베리굿 멤버들은 “이제 그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한다.
데뷔 당시 평균 나이 17.8세의 ‘소녀들’이었던 베리굿은 고운·세형·다예 등 ‘막내 라인’이 올해 스무살이 됐다. 직전 음반 ‘안 믿을래’로 합류한 새 멤버 조현의 인기가 오르면서 팀 활동에 탄력을 받고 있다. 초중교 시절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조현은 눈에 띄는 외모와 탄탄한 몸매로 “팀의 여성미를 업그레이드한 멤버”다. 조현이 처음 참여한 ‘안 믿을래’ 뮤직비디오는 작년 11월 발표 당시 네이버뮤직과 중국 투도우의 뮤직비디오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통신사 CF의 로고송을 떠올리게 하는 ‘비비디바비디부’는 생각과 소망의 실현을 ‘희망하는 주문’으로, 고달픈 현실이지만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88만원 세대’를 위한 노래이지만, 베리굿 스스로를 위한 ‘희망가’이기도 하다.
“아직 폭 넓은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또 한걸음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노래라 믿고 있다. 이렇게 나아가다보면 언젠가 목표지점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베리굿은 기본 콘셉트가 정해져 있지 않은 걸그룹이다. 음반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교복, 과일, 천사 등 외적 콘셉트는 물론 댄스, 발라드, EDM 등 음악스타일도 달랐다. 이번 신곡 ‘비비디바비디부’는 ‘알바생’ 콘셉트다. 에코브릿지가 이끄는 프로듀싱팀 ‘누플레이’가 만든 경쾌한 댄스곡이다.
“음반마다 다른 콘셉트를 정하는 게 힘들었고, 싫기도 했다. 뚜렷한 색깔이 없으니 팬들의 눈길을 못 잡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느 한 콘셉트에 갇힐 수 있고 정체될 수 있는데,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하니 장점으로 보이더라.”
“베리굿은 사랑할 만한 가치가 있는 걸그룹이다. 어느 순간 우릴 좋아하게 되면, 안 좋아했던 날들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좋은 노래 많은데 대중이 듣지 않아서 아직 기회를 못 잡고 있다. 뒤늦게라도 알게 된다면 우리 노래에 반할 것이고 공감할 것이라 확신한다.”
“인간적이고 친근하고 공감할 수 있는 모습으로 어필하고 싶다”는 베리굿은 인기를 얻어 뭐든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외투어를 꼭 하겠다”고 했다.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로 우리 노래를 다 해보는 것이 꿈이다.”
“잘 될 때”를 대비해 아껴둔 곡도 있다. 그동안 좋은 노래들이 낮은 인지도에 묻히고 말았다며 아쉬워하는 베리굿은 “머지않아 꼭 잘 돼 그 곡으로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인기 걸그룹’으로서 준비는 마쳤다.
● 베리굿(Berry Good)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