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 꺾고 佛최연소 대통령 당선… 의원 0명 여당 집권능력 시험대 6월 총선… 연정 불가피할 듯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원 한 명 없이 대통령이 된 중도 신당 ‘앙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 당선인(39·사진)의 성공 여부는 효율적인 ‘협치’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마크롱 당선인은 7일(현지 시간)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에서 66.1%를 얻어 33.9%를 얻은 극우 성향의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후보를 누른 직후 “여러분 다수가 분노와 근심, 의심을 표명할 걸 잘 안다”며 “하지만 내 모든 에너지로 깊어가는 분열에 맞서 싸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다음 달 예정된 총선에서 신생 정당인 앙마르슈가 577석의 과반인 289석을 얻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경우 연정을 하거나 다수당과 함께 국정을 운영하는 동거 정부(cohabitation) 출범이 불가피하다. 한 달 동안 수권 능력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좌우 이념을 표방한 기성 정당과 손을 잡아야 하는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좌파 사회당 정권에서 우파 성향의 법을 주도했던 실용적인 마크롱의 ‘중도’ 정책은 자칫 타협 과정에서 다시 이념 위주의 정책으로 회귀할 수 있다.
당장 15일 엘리제궁에 들어가면서 총리와 내각 명단을 발표할 예정인 그는 국민에게 안정적인 국정 운영 능력을 보여줘 다음 달 총선에서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서라도 좌우 진영의 협력을 이끌어낼 인물들을 임명해야 한다.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동거 정부를 구성할 경우 15일 발표되는 총리의 임기는 한 달로 끝난다.
BBC는 “마크롱 당선인이 효과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다른 정당과 연합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고 관측했다. 프랑스판 협치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