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선택의 날] ① 11% 부동층 선택 ② 영남 투표율 ③ 당일 투표독려 파괴력
22일에 걸쳐 진행된 5·9대선 공식 선거운동은 8일로 끝이 났다. 이제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투표만 남겨 놓고 있지만, 조기 대선과 다자 구도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의 결과는 마지막까지도 예측하기 쉽지 않다.
○ 20년 만에 ‘투표율 80%’ 돌파할까?
대선 투표율이 80%를 넘은 것은 1997년 15대 대선(80.7%)이 마지막이다. 이후 치러진 세 차례의 대선 투표율은 모두 80%를 밑돌았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26.06%라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보여주듯 대선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높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각 후보 측은 조심스럽게 투표율 80% 돌파를 점치고 있다.
투표율이 높더라도 특정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 후보 측은 “5명의 후보 모두 득표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투표율이 높아도 특정 후보에게 표가 쏠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전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영남 지역의 최종 투표율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
○ 일주일간의 ‘깜깜이 터널’, 전과 후는?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마지막 일주일 동안의 표심 변화도 주목할 부분이다. 마지막 여론조사가 실시된 2일까지의 흐름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가장 앞서 있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뒤를 쫓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후보에게로 옮겨갔던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최종 종착점이 어디가 될지는 각 후보 측도 쉽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1, 2일 실시한 조사에서 11%에 달했던 부동층의 표심도 변수다.
○ ‘SNS 전쟁’과 ‘가짜 뉴스’의 여파는?
투표지 분류기 점검 대선을 하루 앞둔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투표지 분류기를 점검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이번 대선부터 투표 당일에도 인터넷, 문자메시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선거 운동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각 후보 측은 마지막까지 SNS를 통해 투표 독려 캠페인에 집중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9일 SNS를 통해 투표 인증샷을 올리고 지인들에게 투표를 설득하는 ‘한사람 더’ 캠페인을 진행한다. 안 후보 측도 SNS를 통해 투표를 독려하는 카드 뉴스와 동영상을 배포할 예정이다. 홍 후보 측 역시 SNS를 통해 ‘내 한 표가 자유대한민국을 구한다’는 문구를 전하기로 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측은 투표 인증샷을 ‘해시태그(관심 사안을 쉽게 검색해 볼 수 있게 붙이는 문자)’와 함께 올리는 캠페인을 한다.
한편 8일 SNS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광범위하게 유포됐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동안 실시됐다는 조사 결과들에 대해 각 정당과 여론조사 기관들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선거 막바지까지 기승을 부린 ‘가짜 뉴스’가 실제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건이다.
누가 당선될지 만큼이나 관심을 모으는 것이 당선인의 득표율이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6번의 대선에서 가장 낮은 득표율로 당선된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36.64%)이다. ‘3김’이 모두 출마한 다자 구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대선 역시 5명의 후보가 끝까지 완주했다.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는 ‘득표율 15%’를 넘어선 후보가 몇 명이 될지도 주목된다. 선거비용 보전 여부는 정당의 존폐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17대 대선에서는 3명, 18대 대선에서는 2명의 후보가 득표율 15%를 넘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신진우·이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