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 지지’ 푸틴도 “현안 협력” 축전… 메르켈 “유럽의 승리” 직접 통화
7일 실시된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에서 중도 신당 ‘앙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이 승리하자 주요국 정상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협력의 뜻을 나타냈다. 특히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반(反)이민 정책’ 등을 전면에 내세웠던 극우 성향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낙선에 대체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르펜의 승리를 내심 기대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크롱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당선을 축하하고, 같이 일하는 게 기대된다”고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결선 투표를 앞두고 보호주의 지지와 반EU 감정 등 자신과 비슷한 성향을 보인 르펜을 ‘강한 후보’라고 표현하는 등 르펜에게 우호적인 발언을 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마크롱에게 “러시아는 프랑스와 국제 이슈들을 개선하기 위해 건설적으로 일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을 담은 축전을 보냈다. 푸틴 역시 르펜이 당선돼 EU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것을 은근히 기대했다. 러시아는 마크롱 선거 캠프에 대한 해킹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도 대변인을 통해 축하와 협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메이 총리는 안정적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위해 마크롱 당선인과 적극적으로 접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마크롱 당선인에게 보낸 축전에서 “중국은 프랑스와의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주요 외신들도 대체적으로 마크롱의 당선을 환영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설을 통해 “서구 민주국가에서 불고 있는 포퓰리즘, 반글로벌화, 우경화 파도에 프랑스가 휩쓸릴 수 있다고 걱정하던 사람들은 마크롱의 당선으로 안도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사설에서 “프랑스가 앞으로도 분열된 양상을 보일 수 있다”면서도 “다른 결과(르펜 당선)는 유럽인에게 재앙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