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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한민국 ‘국정공백 152일’이 남긴 것

입력 | 2017-05-10 00:00:00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후 대한민국은 152일 동안 사실상 대통령이 없는 국정 공백의 나라였다. 그사이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자국 이익을 챙길 때 한국은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만 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다음 날인 4월 6일과 ‘4월 위기설’이 최고조에 달했던 4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및 일본 정상과 통화하면서도 한국과는 통화하지 않아 ‘코리아 패싱’이란 말이 나오기도 했다.

국제사회에선 대통령의 빈자리가 컸지만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0.9%)이 예상보다 높고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다행스럽다. 경제계에서는 “대통령이 없으니까 경제가 더 잘 돌아간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정국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관료들부터 일선 공무원까지 민간에 대한 과도한 간섭을 자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규제 칼자루를 휘두르며 얼마나 기업 숨통을 조였는지 역설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오늘 출범하는 새 정부는 ‘152일의 교훈’을 살려야 한다. 정부가 경제를 주도하겠다며 불필요한 규제와 간섭의 소매를 걷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민간의 창의와 혁신을 최대한 살려 기업가정신과 함께 경제가 살아나도록 방향 설계를 해야 할 것이다. 공정한 시장경제의 틀은 분명히 하되 과감한 규제개혁과 구조개혁으로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도록 돕는 자세로 국정을 운영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