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에 ‘돈(꽃)다발’(사진)이라니. 그래도 이런 날은 정성이 중요한 거 아닌가. 아무리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라지만. 찾아보니 종류도 많다. 돈 티슈, 돈 케이크…. 돈 티슈는 한 장씩 따라 뽑히는 갑 티슈 형태다. 하필 돈 가지고. 이리도 각박하고 메마르다니. 왠지 지폐에 둘러싸인 꽃이 슬퍼 보였다.
그런데 8일 저녁 퇴근한 뒤 생각이 바뀌었다. 아들이 유치원에서 만든 카드를 받고 나서다. 앙증맞게 꾹꾹 눌러 쓴 글을 읽다 빵 터졌다. ‘엄마 아빠, 공부 많이 할 테니 돈 좀 주세요.’ 여섯 살배기가 공부니 돈이니 뭘 안다고. 거참, 어디서 주워들은 얘긴지. 아내와 한참을 웃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