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당선]문재인 대통령 생가 거제 명진리 표정
“만세” 9일 오후 8시 발표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위로 예상되자 문 후보의 고향인 경남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 경로당에 모인 주민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거제=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거제 명진리는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다.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태어나 7세 때까지 살다가 부산으로 이사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큰 섬 거제도에서는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했다. 주민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대한민국 민주화 후 거제 섬에서 대통령이 두 명이나 나왔으니 억수로 좋은 일 아입니꺼”라며 손을 맞잡았다. 문 대통령 생가(명진리 694-1)는 거제의 진산(鎭山)인 계룡산을 뒤로하고 앞쪽으로는 비교적 넓은 들판이 있다. 바다까지는 1.3km 떨어져 있다. 특히 명진리에서 직선거리로 15km가량 떨어진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은 김 전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다.
이날 낮부터 마을 잔치를 준비한 주문배 씨(75)는 “우리 마을의 큰 자랑 아니냐”며 “문 대통령이 초등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 이곳에서 살았다”고 회고했다. 경로당에서 주민들과 기쁨을 함께한 김해연 민주당 거제시공동선대위원장(50)은 “거제의 조선(造船) 산업을 살리겠다는 새 대통령의 공약이 실현돼 거제가 아름답고 행복한 지역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 마을을 방문해 “1992년 김 전 대통령 당선 무렵 전국의 풍수 전문가들이 ‘거제는 대통령이 한 명 더 나올 땅이다’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또 거제(巨濟)는 ‘크게 구제한다’, 명진(明珍)은 ‘귀한 보배가 밝게 빛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이날 주민들은 경로당에 ‘크게 구하는 밝고 보배로운 나라님 되소서’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문 대통령의 모교인 경남고는 김 전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을 두 명 배출한 국내 최초의 고교가 됐다. 황유명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을 정의롭고 올바르게 이끌어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동문회 차원의 행사는 열리지 않았지만 부산 부산진구의 한 식당에 모인 동문 50여 명은 “나라를 나라답게, 건배”라고 크게 외친 뒤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의 농업회사법인 ㈜봉하마을(대표 김정호) 바이오센터 2층 강당에도 주민 등 2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로 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지지자들은 “야, 기분 좋다”며 노 전 대통령이 퇴임일 고향에서 외쳤던 함성을 재연하기도 했다. 또 ‘봉하막걸리’를 들고 “노무현과 문재인과 자랑스러운 국민들을 위하여!”라며 건배도 하고 ‘타는 목마름으로’ 등 노래도 불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경 권양숙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했다고 권 여사의 조호연 비서실장이 전했다. ㈜봉하마을 김정호 대표는 “문 대통령께서 누구보다도 노 전 대통령과 권 여사에게 자랑스러운 사실을 알리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강정훈 manman@donga.com / 부산=강성명 / 강화도=박희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