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은 자유무역을 통한 성장 대신 자국 내 일자리 창출을 우선하고 이민자 유입을 막는 등 폐쇄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국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라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EU와의 무역 둔화 및 투자 위축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하지만 EU로 유입되는 난민들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고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독려하고 나섰습니다. 한국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검토하겠다며 사드 비용까지 부담하라는 식입니다.
영국에서 시작된 탈EU 움직임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특히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 성향인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민자 유입을 연간 1만 명으로 대폭 줄이고 국민투표로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그런 우려가 고조됐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중도 성향의 마크롱 후보가 당선되면서 프랑스의 EU 탈퇴 우려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입니다.
올 3월 네덜란드 총선에서도 EU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주의자들은 예상보다 저조한 득표에 그쳤습니다. 올해로 예정된 독일 및 이탈리아 총선 등 아직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남아 있으나 금융시장은 이번 프랑스 대선 결과로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