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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장 거명 서훈 “제재·압박으로 북핵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실수”

입력 | 2017-05-10 12:21:00

사진=서훈 전 국정원 3차장/동아일보DB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명되는 서훈 전 국정원 3차장은 북핵 문제와 관련, 지난해 압박과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 때 막후 주역으로 알려진 서훈 전 차장은 지난해 6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북 문제와 관련, “압박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압박을 느끼도록 하면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훈 전 차장은 “(우리 정부가) 북한의 대화 제의를 기만이라면서 대화를 외면하면 북한의 핵보유를 방관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기조와 관련해 “북한의 비핵화가 당연한 목표이자, 궁극적 목표이지만, 막연히 ‘비핵화’만 외치면서 제재와 압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실수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서훈 전 차장은 “압박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제재가 결코 요술방망이는 아니다. 북한의 붕괴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북한이 붕괴할거면 90년대 후반에 진작 망했다. 북한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외부의 압력에 대한 내구성이 강하다. 그게 또 북한정권이 큰 소리 치는 기반이기도 하다. 압박을 느끼도록 하면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이 길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훈 전 차장은 “대화는 결코 보상이 아니다”며 “‘기만’이라면서 대화를 외면하면 북한의 핵보유를 방관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대화도 한 번 모멘텀을 놓치면 자꾸 놓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정권에 대해선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경력이 일천하다 보니 무리한 행동이 나온다”면서 “그래서 과연 대화가 가능한 인물이냐는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 속성상 주위에는 강성 참모들이 에워싸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명되는 서훈 전 차장은 이번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안보상황단장으로 활동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초빙교수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보관리실장, 국가정보원 대북전략실장, 3차장 등을 역임한 서훈 전 차장은 한국의 전·현직 관료 중 생전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가장 많이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