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다시 희망으로/동방사회복지회]입양, 행복한 가정으로 가는 가장 아름다운 길

동방사회복지회는 올해로 45주년을 맞은 아동가족전문 사회복지기관으로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는 가정을 찾아주는 데에 혼신의 힘을 다해왔다. 동방사회복지회 제공

5월 11일 입양의 날이 어느덧 12회를 맞았다. 건전한 입양 문화를 정착시키고 입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며, 입양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2005년 제정된 입양의 날은 1가정이 1아동을 입양해 새로운 가정(1+1)으로 거듭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로 45주년을 맞은 동방사회복지회는 1972년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후원하는 사업으로 시작해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 미혼양육모, 장애인, 해외 빈곤 아동을 위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아동가족전문 사회복지기관이다. 특히 부모로부터 키워지지 못한 아이들을 보호하며, 이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는 가정을 찾아주는 데에 혼신의 힘을 다해왔다. 또한 입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국내 입양 가정이 더욱 당당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앞장서 왔다. 이런 노력을 통해 2만여 명의 아이들이 따뜻한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라고 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아이를 새 가정으로 보내며 사연도 다양했다. 입양을 결정하고도 한참을 망설이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하루빨리 아이를 만나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동방사회복지회를 찾아오는 부모도 있었다. 아이를 위해 입양 사실을 숨기는 비밀 입양 가정도 있고 반대로 공개 입양을 하는 가정도 있다. 많은 사례가 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동방사회복지회를 통해 입양을 하는 부모들 모두 아이의 행복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입양을 통해 더욱 행복한 가정을 이룬다는 것이다.

수많은 가정 가운데 유독 기억에 남는 두 가정이 있다. 한 가정은 오랫동안 아기를 기다려왔지만 아기가 생기지 않아 입양을 결정한 가정으로, 첫아이를 입양하고는 이어 두 명을 더 입양한 가정이다. 세 아이는 각각 성격도 개성도 다르지만 누가 봐도 한 가족이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꼭 닮아 있다. 1년에 한두 번은 꼭 동방사회복지회를 방문하는데, 밝고 씩씩하게 자라는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은 가정에서 자랄 때 가장 밝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또 한 가정은 이미 든든한 첫째와 둘째 아들이 있지만 막내 아들을 입양한 경우다. 보통 이런 경우 여자 아이를 많이 입양을 하는데도 이 가정은 남자 아이가 입양이 잘 안 되어 시설로 가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자 아이를 입양했다. 이 가정은 아이의 입양 생일을 기념하여 매년 하루에 1000원씩 모은 돈 36만5000원을 동방사회복지회 입양대기아동을 위해 기부한다. 이 기부를 통해 아이는 입양 사실을 더욱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부모와의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더욱 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 두 부모들이 처음부터 남들과 다른 특별한 사랑의 능력을 지녔던 것은 아니다. 이들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로서 우리 사회의 입양에 대한 편견, 자녀에게 입양 사실을 알려야 하는 부담감, 자녀의 사춘기에 대한 고민 등등을 두고 고민하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굳이 비결을 꼽자면 가족 간의 사랑이었다. 이 두 가정은 처음부터 자연스레 입양 사실을 자녀에게 알렸다. 그러면서도 자녀에게 이해와 신뢰를 구하면서 끊임없이 대화했다. 그 결과 부모자녀 간의 관계가 그 어떤 것보다 견고하게 맺어졌다.

동방사회복지회 ‘국내입양가정 심리치료캠프’

입양 가정의 행복에 대한 책임과 부담을 부모에게만 온전하게 지우는 것은 아니다. 동방사회복지회는 입양 가정의 건강하고 긍정적인 성장을 위해서 매년 국내입양가정 심리치료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이 ‘입양’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면서 겪게 되는 불안감, 친생 부모의 존재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자아정체성 혼란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입양 사실을 외부에 알렸을 때 생길 수 있는 갈등에 대해 미리 연습하며, 가족으로서 더욱 끈끈한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입양 가정은 심리치료캠프를 통해 더욱 단단해지며 혹여 입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생길 수 있는 상처를 치유해가는 힘을 길러 나갈 수 있다. 심리치료캠프 외에도 동방사회복지회는 입양 아동과 그들의 형제, 자매로 이루어진 입양인합창단인 ‘이스턴어린이합창단’을 지원한다. 음악을 통해 아이들이 ‘입양’을 더욱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동방사회복지회는 입양 가정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그리고 입양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고취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동방사회복지회는 입양의 날을 맞아 앞으로 국내 입양 활성화를 위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각각 다른 가정에서 자란 남녀가 결혼을 통해 가정을 이루는 것처럼 비록 피가 섞이지는 않았지만, 입양이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맺고 가정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로 받아들이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제도가 좀 더 현실적으로 보완되어야 한다. 올해는 입양특례법이 개정된 지 5년째 되는 해이다. 입양특례법이 개정되면서 국내입양이 눈에 띄게 줄었고 유기 아동의 발생이 증가하는 등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되었다. 동방사회복지회는 이런 입양특례법의 문제점들을 현실에 맞게 개정해 더 많은 아이들이 가정을 찾아 따뜻한 부모의 품으로 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입양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입양 가정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축하하는 자세이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