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같은 분은 처음 봐요.”(최순실 씨)
최 씨(61·구속 기소)는 대선 이후 첫 재판이 열린 10일 딸 정유라 씨(21)의 지도교수인 함정혜 이화여대 체육학과 교수(59·여)와 법정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설전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최경희 전 이대 총장(62·구속 기소)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함 교수는 정 씨 문제로 최 씨와 통화하고 학교에서 만나 면담을 한 과정을 상세히 증언했다.
함 교수는 정 씨가 신입생이던 2015년 1학기 수업에 출석하지 않자 체육학개론, 건강과학개론 수업에서 낙제점인 F학점을 줬다. 정 씨는 결국 학사 경고를 받았고 같은 해 2학기에는 휴학을 했다.
이에 최 씨는 “제 생각에 교수님은 성격이 다혈질이셨다”며 “당시 ‘왜 학생이 학교도 안 나오고 연락도 안 되냐. 어머니도 빨리 오라고 하라’며 난리를 쳤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대학에 지도교수가 있는지 몰랐다. 교수님이 (정 씨) 지도교수라고 달려준 적이 있느냐”며 “문자라도 보내주셨으면 알아서 여러 가지 물어봤을 것”이라고 따졌다. 함 교수는 “중·고교도 아니고 대학교는 학생이 알아서 관리를 하는 곳이다. 교수가 쫓아다니면서 얘기 안 한다”고 맞받아쳤다.
지난해 함 교수 연구실에서 만났던 일을 이야기하며 두 사람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최 씨는 “교수님이 애(정유라)가 학사경고를 3번 받아서 제적대상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함 교수는 “제적 대상이 아니라 면담 대상이라고 했다”며 “휴학을 하고 두 번째 학기인데 왜 제적 이야기가 나오냐”고 반박했다. 최 씨는 “나는 분명히 그렇게 듣고 교무처에 확인까지 했다”고 반박했다.
함 교수는 이에 “거짓말 진짜 잘 하시네요”라며 순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최 씨도 “나도 교수님 같은 사람은 처음 본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권오혁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