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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도서 세대구도로… 영호남 ‘3분의 2 몰표’ 사라졌다

입력 | 2017-05-11 03:00:00

[문재인 시대]대선 표심 분석
문재인 대통령 1342만3800표… 41.1%
2위와 557만여표 差 ‘역대 최다’… 보수색 강한 부산-울산서도 1위
2, 3위 20%대 득표 30년만에 처음





5·9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은 41.1%로 최종 집계됐다. 40%를 넘어서면서 2위와 역대 최다 격차인 557만여 표 차로 당선됐다. 영호남으로 나뉘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지역 쏠림’ 현상은 18대 대선에 비해 상당히 옅어졌다.

① 17대 대선 ‘최다 표차’ 기록 경신

이번 대선 최종 개표 결과 문 대통령이 얻은 표는 1342만3800표였다. 대통령 당선 득표율로는 1997년 15대 대선 김대중 전 대통령(40.3%) 이후 가장 낮다. 문재인 캠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1여 4야’의 대결 구도 아니었느냐”며 “거기에서 40% 넘게 득표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선 사상 가장 큰 표 차로 승리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785만2849표(24.0%)를 얻어 2위를 차지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보다 557만951표 많다. 지금까지는 2007년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531만7708표 차로 이긴 게 최다 표차 기록이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699만8342표(21.4%)를 얻어 700만 표에 불과 1658표 모자랐다. 1987년 직선제 개헌으로 치러진 13대 대선 이후 처음으로 2, 3위 후보 모두 20%대를 득표했다.

② 영호남 쏠림 현상 옅어져

이번 대선에서 ‘지역 몰표’ 현상은 약해졌다. 호남에서 문 대통령에게, TK(대구경북)에서 홍 후보에게 일부 쏠림이 있었지만 역대 대선에 비하면 강도가 낮았다. 17개 광역시도 중 어떤 지역도 특정 후보에게 3분의 2(66.7%) 이상 표를 몰아주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득표율이 가장 높은 전북(64.8%), 광주(61.1%), 전남(59.9%)의 쏠림세도 2012년 18대 대선만큼은 아니었다. 18대 대선에선 문 대통령이 호남 3개 권역에서 모두 90% 안팎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TK(대구경북)에서 80% 안팎을 득표했다.

지역 구도가 완화된 데다 다자 대결이다 보니 문 대통령은 보수색이 강한 부산(38.7%), 울산(38.1%)에서 1위를 거머쥔 첫 진보 성향 정당의 대통령이 됐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29.8%를 득표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66.7%)에게 밀렸다. 부산, 울산의 표심은 충남북의 표심과 거의 유사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유권자들 사이에서 지역 내 동질성보다 세대 내 동질성이 더 커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③ 문 대통령, 18대 대선 때보다 적은 득표

이번 대선은 보수-진보 간 양자 구도에서 벗어나 20년 만의 다자 구도로 치러졌다. 그런 만큼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결집했던 보수 유권자의 분화도 뚜렷이 나타났다. 홍 후보는 전통적 보수층, 안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6.8%)는 보수와 진보 진영의 극단적 대결을 거부하는 신중도층의 지지를 주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세 후보의 합산 득표율은 52.2%로, 박 전 대통령의 득표율(51.6%)과 비슷하다. 기존 진보 성향 표심도 일부 나뉘어 문 대통령은 5년 전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했을 때(1469만2632표)보다 126만8832표를 적게 얻었다. 그 대신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201만7458표(6.2%)를 얻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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