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서울-경기 표심 분석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모두 석권했다. 전통적으로 보수 색채가 짙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졌던 ‘강남 3구’와 용산 강동에서 이번에는 설욕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에서 42.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전국 득표율 41.1%보다 높지만 사실상 양자 대결이었던 18대 대선에서의 서울 득표율 51.4%에 비해서는 9.1%포인트 낮았다.
문 대통령은 용산 서초 강남을 제외한 22개 자치구에서 40%대 지지를 받았다. 마포(45.8%)가 제일 높았고 관악(45.7%)이 뒤를 이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 등 친문(친문재인) 핵심 구청장이 있는 은평 동작 성북 금천 노원 성동에서의 득표율은 서울 전체 득표율보다 높았다. 반면 구청장이 자유한국당 소속인 중 중랑 서초 강남 송파에서의 득표율은 서울 전체보다 낮았다.
40%대 득표율을 기록하지 못한 자치구는 서초 강남 용산이었다. 강남이 35.4%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18대 대선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게 졌던 용산 서초 강남 송파 강동에서 이번에는 승전고를 울렸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득표율 2위를 기록한 서초 강남 종로 용산을 제외한 21개 자치구에서 문 대통령의 뒤를 이었다. 개혁 보수를 표방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서초구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표율(10%)을 기록했다.
지난해 4·13총선 당시 서울 정당 득표율에서 문 대통령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은 25.9%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30.8%)과 국민의당(28.8%)에 밀렸다. 특히 서초 강남에서는 22% 안팎이었다. 그러나 당시 강남을에서 20년 만에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 보수의 아성에 금을 냈고, 이번 대선에서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 표가 갈리면서 문 대통령이 열세 지역인 ‘강남’ 등에서 어부지리를 얻었다는 해석도 있다.
경기도도 문 대통령이 득표율 42.1%로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 소속 시장이 있는 16개 시에서 모두 1위였고, 자유한국당 및 국민의당 소속 시장이 있는 15개 시군 중 10곳에서도 큰 표차로 이겼다. 홍 후보는 전통적으로 보수 후보가 강세인 여주와 포천 연천 가평 양평 등 5곳에서만 1위를 달렸다.
반면 전국 득표에서는 3위를 한 안 후보는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선전해 경기 전체 득표율 22.9%로, 20.8%를 기록한 홍 후보를 앞섰다. 기존 보수에 실망한 중도보수층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열망이 표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원성훈 코리아리서치 본부장은 “수도권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여파를 가장 크게 받은 곳 중 하나”라며 “보수 후보가 기를 못 펴고 문 대통령이 고른 득표율로 승리한 것은 지역구도가 약화되는 추세에 촛불 민심이 더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홍정수 hong@donga.com·남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