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칸 영화제, 이것이 궁금해요
칸 국제영화제는 세계 최대 규모와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그런만큼 한국 관객에게도 이젠 그 이름이 낯익다. 그럼에도 여전히 몇 가지 오해할 만한 소소한 내용이 있다. 그 소소함의 궁금증에 답한다.
● 경쟁부문은 뭐고, 주목할 만한 시선은 또 뭔가
대부분의 영화제가 그렇듯, 칸 국제영화제에도 다양한 상영 프로그램이 있다. ‘섹션’ 혹은 우리말로 ‘부문’으로 표현되는 프로그램이다. 각 초청작의 색깔과 감독의 연령 혹은 활동 경력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영 섹션에 배치해 관객에게 선보인다.
비경쟁부문(Out of Competition)과 미드나잇 스크리닝, 스페셜 스크리닝도 공식 부문이다. 일종의 ‘쇼케이스’처럼 영화를 선보이는 경우라고 보면 된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심야상영, 스페셜 스크리닝은 특별상영이다.
경쟁·주목할 만한 시선·비경쟁 모두 공식섹션이다. 칸 클래식과 시네파운데이션(Cinefoundation)도 마찬가지다. 칸 클래식은 세계적 거장의 회고전이라 할 만하다. 시네파운데이션은 학생들의 단편영화 경연장이다.
그렇다면 감독주간과 비평가주간은 무엇일까. 두 부문은 칸 국제영화제의 공식섹션이 아니다. 감독주간은 프랑스감독협회가 주최하며 개성이 뚜렷한 작품을 소개한다. 비평가주간은 프랑스비평가협회가 주관하는 영화제의 병행섹션이다. 주로 신인감독의 작품을 선보인다.
● ·베니스·베를린 국제영화제는 여전히 3대 영화제?
일반적으로 칸 국제영화제와 함께 베니스 및 베를린 국제영화제를 ‘세계 3대 영화제’라 부른다. 하지만 이젠 ‘일반적’이지 않다. 칸 국제영화제의 위상이 베니스와 베를린 국제영화제를 뛰어넘은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전 평론가는 또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배출한 나라의 영화에 세계 언론과 평단의 관심이 쏠린다”면서 스티븐 소더버그(1989년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쿠엔틴 타란티노(1994년 ‘펄프픽션’) 등 할리우드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도 미국영화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기도 했다. 이는 다시 칸 국제영화제에 대한 세계적 스타들의 발길을 모으며 그 권위와 규모를 확인시켰다.
● 기립박수는 곧 작품성?
칸 국제영화제 공식섹션은 초청작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제를 찾은 세계 각국 영화관계자들에게 공식상영의 이름으로 영화를 소개한다. 그리고 출연진과 제작진의 명단을 담은 엔딩크레딧이 오르는 사이 참석자들은 일어선 채 박수를 보낸다.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데 수고한 출연진과 제작진을 향한 예우이자 존경, 격려의 의미다.
언젠가부터 이 기립박수 시간의 길고 짧음이 곧 해당 영화의 작품적 완성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기립박수 시간이 길면 길수록, 환호가 크면 클수록 관객 호응도가 그만큼 높다고 말할 수는 있다. 다만, 기립박수 자체가 초청작에 대한 일반적 반응이라고는 볼 수 없다.
● 칸에도 시장이 있다
칸 국제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칸 필름마켓’(March´e du Film)이다. 한 마디로, 영화를 사고 파는 ‘시장’이다.
칸 필름마켓은 그러나 견본시의 성격이 짙다. 정식 판매 및 구매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지만 영화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시사회를 마련해 영화를 선보이고 이후 거래 조건 등을 따지는 등 관련 협의를 하는 공간이다. 영화제 이후 정식 계약서를 주고 받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영화시장의 성장과 외화의 흥행세에 따라 ‘더 좋은 영화’를 사려는 수입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져 수입가를 높여 논란을 빚기도 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