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서 ‘문재인 상품’ 불티… 표지 나온 ‘타임’아시아판 판매 신기록
‘대통령 안경 팝니다.’
10일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이런 제목의 글이 여럿 올라왔다. 거래 희망 품목은 덴마크 브랜드인 ‘린드버그’ 안경테. 문재인 대통령이 쓰면서 유명해진 제품이다. 이 안경테가 대통령 선거 후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른바 대통령 ‘굿즈(goods·관련 상품)’이기 때문이다.
린드버그 안경테는 정식 수입품의 경우 백화점 등지에서 70만∼150만 원에 팔린다. 문 대통령 안경과 같은 모델은 보통 70만 원 안팎에 판매된다. 병행수입(공식 지정이 아닌 업체가 들여오는 경우) 제품은 20만∼30만 원에 거래된다. 문 대통령 당선 후 온라인 중고시장에서 거래되는 병행수입 제품의 가격은 30만∼50만 원까지 올랐다.
유세 때 사용된 선거용품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중고시장에는 ‘기호1번 문재인’이 새겨진 점퍼나 티셔츠를 구입하겠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5만 원에 사겠다”, “나는 10만 원에 사겠다”며 구매 경쟁까지 벌어진다. 정책 공약집을 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각에선 대통령 공식 굿즈를 만들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문재인 1번가’를 ‘청와대 1번가’로 바꿔 대통령 사인이 들어간 선거벽보 등을 팔고 수익을 사회공헌 활동에 쓰면 된다”고 제안했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대통령 굿즈 판매와 유통이 활발하다. 단순 홍보용품이 아니라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상징물로 평가받는다. 곰 사냥을 즐겼던 미국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1858∼1919)는 그의 애칭인 ‘테디’에서 따온 곰 인형으로 사후 100년이 가까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다. 허재영 연세대 글로벌 인재학부 교수는 “굿즈를 통해 국민들이 대통령과 정치문화를 친숙히 받아들일 수 있다”며 “정치 참여를 활성화하는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굿즈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배중 wanted@donga.com·신규진·손택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