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코리아’ 새로운 100년]<2> 시급한 은퇴 후 대책
사격 유망주였다가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직원으로 일하는 있는 김다혜 씨. 김다혜 씨 제공
테니스 선수를 거쳐 장애인 교육 강사로 활동 중인 장윤영 씨. 장윤영 씨 제공
김 씨와 장 씨가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걷게 된 데는 물론 남다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씨는 “중학교 때부터 영어책만큼은 놓지 않았다. 코치나 선배들이 책 본다고 하면 운동이나 똑바로 하라고 손가락질을 해 울면서 공부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장 씨 역시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아 동국대 경주캠퍼스 대학원을 다녔으며, 관련 자격증 취득에도 매달렸다”고 했다.
김 씨와 장 씨의 사례는 주위의 부러움을 살 만하다. 그만큼 은퇴 운동선수에게 취업의 벽은 높기만 하다. 학창 시절 공부와는 거리를 두었고 특별한 취업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체력의 전성기가 지나는 30세 전후에 선수 생활을 접고 은퇴해야 하는 것이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이 마주쳐야 하는 냉혹한 현실이다. 운동에만 전념하기를 요구받은 선수들이 개인의 노력만으로 운동과 취업 준비를 병행하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일찍부터 은퇴 선수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대한체육회 조사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은퇴 선수 가운데 무직자 비율은 해마다 높아져 38.9%까지 이르렀다. 취업자 가운데도 근속 연수 3년 미만인 경우가 73%였고, 월수입 200만 원 미만이 38%였다.
대한체육회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선수로 활동할 때부터 진로 탐색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은퇴 선수 취업 가능 직종 개발과 교육, 직업 정보 제공을 위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퇴 운동선수 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 많은 노력과 정부 차원의 제도적 개선 및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대다수 체육인의 지적이다. 장기적으로는 공부와 운동, 취업 준비를 병행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런 환경이 자리 잡기까지 지금 당장 운동선수들이 처한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스포츠 현장에서도 일자리 창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퇴 운동선수에 대한 지원과 제도 개선도 절실해 보인다. 지난달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대한민국 체육인대회에 참가해 주요 체육계 인사, 다른 대선 주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대한체육회 제공
선수들의 취업 지원을 위해서는 다양한 직업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체육인 복지법’ 제정 및 ‘체육인 복지재단’ 설립은 체육계의 숙원이었다. 국가대표 은퇴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역도 스타 장미란은 “2011년 예술인복지법이 제정되고 2012년 예술인복지재단이 설립돼 예술인들을 위한 각종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체육인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