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익스트림의 ‘More than words’
김창기 전 동물원 멤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그 다음엔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함께 하고, 합의를 하고, 과거의 부정적인 감정을 상쇄시킬 만큼 긍정적인 감정을 함께 나눠야 합니다. 그리고 그 화합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지속시켜야 하죠.
말보다는 행동과 태도가 더 중요합니다. 인간은 언어보다는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을 더 많이 하고, 비언어적인 정보를 더 신뢰하기 때문이죠. ‘익스트림’도 오늘 소개하는 ‘말 그 이상의 것을 원해’라는 노래를 통해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꾸준한 행동으로 진심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면,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이죠.
새 대통령의 의욕과 열정은 뜨겁지만 대한민국의 화합은 그렇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통령 지지자들의 뜨거운 분노, 선거의 패자가 국민의 60%라는 현실, 여소야대의 국회, 우리를 흔드는 주변 국가들…. 대통령은 대화와 소통과 타협을 하겠다고 하지만, 그런 약속을 실제로 지키기는 참 어려우니까요.
대통령이 지도자가 돼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국민을 이끌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새 대통령은 국민에게 희망과 동참의식을 심어주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인 ‘우리’가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고, 아무 일도 할 수 없죠. 최근 몇 명의 대통령을 보셨잖습니까?
기득권을 가진 쪽이 이기적인 고집을 피운다고 반대하고 분노하던 사람들이 더 힘이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입장이 바뀌었으니 욕하던 사람들처럼 하면 안 되죠. 또 사사건건 반대만 하고 딴죽을 걸어서 앞으로 갈 수 없다던 사람들도 겪어봤으니, 제발 새 대통령이 일 좀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화합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것이니까요.
김창기 전 동물원 멤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