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본격 실시된 동아일보 디지털 리포트 ‘두드림(DDR)’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편집국 기자들은 사진, 그래픽 등을 곁들여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5·9 장미대선’을 앞두고 두드림의 활약이 돋보였다. 정치부는 각 후보 캠프의 후일담을 맛깔스럽게 풀어냈다. 사진부는 후보별 홍보 스타일을 사진으로 비교하고 현수막 조작 사건을 특종 보도했다. 경제부는 각종 경제 이슈를 ‘500자’로 짧게 요약해 온라인 독자에게 알기 쉽게 전달했다. 관심을 모았던 두드림 기사들을 지상 중계한다. 다양한 두드림 기사들은 동아닷컴(www.donga.com)에서 볼 수 있다.》
[장승윤의 사진 사람 사랑] 4월 25일
文캠프 긴장하게 한 의문의 현수막 사진… 포토샵 조작 밝혀내
누리꾼 수사대와 사진속 배경 추적… 현장 출동해 가짜뉴스 확인
정적을 깨뜨리는 카톡 소리. 누군가가 제보라면서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사진 속 문재인 후보 현수막에는 황당한 구호가 쓰여 있었다. ‘소국은 소국답게 중국 의견 존중하자.’
만약 저 구호가 사실이라면 저 후보는 대통령 자격이 없는 게 분명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현재 지지율 1위 후보가 저런 현수막을 걸어둘 이유가 없다.
사진을 확대해 보니 화질이 깨지긴 했지만 문제의 글자체만 다른 글자와 비교했을 때 진한 느낌이 있었고 무언가 어설픈 느낌이 들었다.
사진부 단톡방의 의견은 한결같았다.
대선 후보 현수막을 현장에서 칼이나 스프레이로 훼손하거나 낙서하던 범죄에서 더 나아가 포토샵을 이용한 온라인 신종 범죄 행위이다. 하지만 확대를 해봐도 사진 속 이정표의 도로명이 정확하지 않았다. 누리꾼 수사대의 도움을 받아 문제의 현수막이 있는 장소라고 주장하는 댓글 2, 3개를 추렸다. 그리고 네이버 지도 거리뷰 기능을 활용해 문제의 사진 속 배경을 찾을 수 있었다.
장소를 찾았으니 현장으로 출동해 확인하는 것이 사진기자의 임무. 서울 서초구 신반포역 4번 출구로 달려갔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 보니 ‘소국은 소국답게 중국 의견 존중하자’는 문구가 아닌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대통령’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유권자들이 이런 비상식적이고 조잡한 사진 하나에 부화뇌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장승윤의 사진 사람 사랑] 선거현수막 속 ‘황당 구호’, 알고보니…
[원대연의 잡학사진] 4월 12일
맨끝에 설 군번 아니지?… 기념촬영 불쑥 치고 들어온 홍준표
후보들 본보 서밋행사 ‘자리 신경전’
4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7 동아 이코노미 서밋에 참석한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 후보는 안 후보와 문 후보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선거를 앞두고 행사에 참여하는 후보자들은 카메라 앞에서 동시에 포즈를 취한다. 모든 후보들을 골고루 노출해야 하는 주최 측이 기념촬영이라는 ‘안전한’ 형식을 택하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대선 주자들이 기념촬영을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각 후보가 치열한 자리싸움을 벌였다. 맨 처음에는 심상정 후보, 안철수 후보, 정세균 의장, 문재인 후보 순서로 섰다. 자리를 잡지 못한 홍준표 후보는 오른쪽 맨 끝으로 갔다.
이후 초청자 중심으로 한 번의 자리바꿈이 있었다. 이 와중에 갑자기 홍 후보가 가운데로 불쑥 들어왔다. 옆에 있던 안 후보와 문 후보의 얼굴이 잠시 일그러지는 듯했지만 곧바로 평정심을 회복했다.
아마도 원내 의석수 순서로 서고 싶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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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연의 잡학사진] 대선주자들의 미묘한 자리 싸움
[500자 경제] 4월 27일
서울에서 공인중개소 가장 적은 동네는 어디?
서울 강남 지역의 줄지어 늘어선 공인중개사 사무소 모습. 서울 강북 지역보다는 강남구를 포함한 강남 지역에서 공인중개업소의 밀집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DB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구에서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사무소는 모두 2294곳으로 서울 전체(2만3520곳)의 9.75%에 달했습니다. 강남구와 함께 ‘강남 3구’로 불리는 송파구(1647곳)와 서초구(1436곳)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들 강남 3구에만 서울 전체 공인중개사사무소의 23%가 밀집돼 있었습니다.
반대로 공인중개사사무소가 가장 적은 지역은 도봉구로 531곳에 불과했습니다. 금천(546곳) 중(569곳) 종로구(568곳) 등도 600곳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눈치 채셨나요? 맞습니다. 대체로 집값이 비싼 동네일수록 공인중개사사무소가 많습니다.
강남구의 평균 아파트값(채당)은 12억4255만 원으로 서초구(12억4941만 원) 다음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습니다. 송파구(8억7582만 원) 역시 서울에서 4번째로 비싸죠. 반면 도봉구는 3억2201만 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쌉니다.
집값이 비싼 만큼 수수료로 떨어지는 금액이 크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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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자 경제] 공인중개사무소 집값 비싼 동네에 몰려…가장 많은 곳은?
[김동욱의 궁시렁궁시렁] 5월 1일
등장인물 6명에 세트라곤 의자 5개뿐이지만…
콘서트 오페라의 한계 부순 ‘여자는 다 그래’
콘서트 오페라 ‘여자는 다 그래’에서 피오르딜리지와 도라벨라 역을 맡은 소프라노 로빈 요한센(오른쪽)과 메조소프라노 소피 함슨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4월 2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른 지휘자 레네 야콥스와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모차르트 오페라 ‘여자는 다 그래(코시 판 투테)’는 콘서트 오페라로 진행됐습니다. 무대에는 36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지휘자, 그리고 6명의 성악가, 10여 명의 합창단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오페라보다 재미있었습니다. 콘서트 오페라의 한계를 여지없이 부숴버린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오후 8시에 시작해 무려 11시 반에 끝날 정도로 긴 공연 시간. 하지만 공연 내내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 만큼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연주면 연주 모든 것이 뛰어났습니다.
내용은 단순합니다. 18세기 이탈리아 나폴리를 배경으로 2명의 젊은 장교와 자매의 결혼을 앞두고 한 남자가 “여자는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며 장교들에게 내기를 제안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입니다. 등장인물이 6명에 불과해 얽히고설킨 다른 오페라처럼 인물 관계도를 그려가며 공부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성악가들의 노래는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특히 연기가 압권이었습니다. 마치 오페라 무대에 서 있는 듯 자연스러웠고, 능청스러운 연기도 천연덕스럽게 펼쳤습니다.
세트라고는 무대 위 5개의 의자가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성악가들은 무대 앞과 뒤, 옆을 넘나들면서 콘서트홀의 공간감을 잘 살려냈습니다. 합창단도 등장 시간은 10여 분으로 매우 짧았지만 충분히 자신들의 몫을 소화해냈습니다. 1막에서 객석 옆, 2막에서 객석 뒤편으로 나와 노래를 부를 때는 마치 관객이 무대에 있는 듯한 효과를 줬습니다.
사실 6명의 성악가들만 연기를 펼쳤던 것은 아닙니다. 오케스트라 단원과 지휘자도 연기에 동참했습니다. 성악가가 지휘자를 밀어 포디엄(지휘자단)을 차지하기도 하고, 지휘자를 바라보며 말을 걸기도 했습니다. 마치 제3의 등장인물이라도 되는 듯 말입니다. 피아니스트, 콘트라베이시스트 등도 자연스럽게 연기자가 되어 공연에 녹아들었습니다. 여기에다 객석의 관객도 장면마다 극적인 반응을 보여주면서 콘서트홀에 모인 모두가 하나의 극중 연기자가 되는 진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포르테피아노를 중앙에 두고 현악기와 목관·금관악기를 좌우에 배치한 것도 처음에는 낯설게 보였지만 어느새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색다른 청각적 즐거움을 선사해 줬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소프라노 임선혜였습니다. 하녀인 데스피나 역할을 맡은 임선혜는 청바지에 굽 높은 구두를 신고 나와 코믹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연기를 자연스럽게 펼쳤습니다. 그 누구보다 더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연출이 없는 콘서트 오페라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지휘자를 비롯해 성악가들이 아이디어를 내면서 ‘오페라 같은 콘서트 오페라’를 창조했습니다. 세트, 의상, 연기자 없이도 충분히 오페라 같은, 아니 오페라보다 더 뛰어난 콘서트 오페라를 만든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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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의 궁시렁궁시렁]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 겁니까?
장승윤 tomato99@donga.com·원대연 yeon71@donga.com·최혁중 기자·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편집국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