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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중국을 이해하는 열쇠… 18개 소수민족의 역사

입력 | 2017-05-13 03:00:00

◇절반의 중국사/가오훙레이 지음·김선자 옮김/1044쪽·4만8000원·메디치




중국은 한족의 나라다. 중국의 역사 역시 인구의 91.5%를 차지하는 한족과 중원을 지배했던 일부 왕조를 중심으로 기록해온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한족을 제외한 55개의 소수민족이 항상 중국 역사 속에 존재해왔다. 이들의 뿌리가 어디에 있고, 누구인지 제대로 알아야 온전히 중국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다.

저자는 중국 국토자원 작가협회 부주석으로 활동하는 작가다. 강단의 학자가 아닌 문인 출신답게 다양한 시와 고사성어 등을 활용한다. 대상은 흉노, 거란, 돌궐 등 오늘날 중국 국경 내에서 살았던 18개의 옛 소수민족의 역사다. 방대한 책의 분량과 중국 소수민족이 다소 낯설 수 있는 국내 독자들을 위해 150여 쪽에 이르는 주석이 이해를 돕는다.

가장 눈에 띄는 소수민족은 흉노다. 진(秦)나라 진시황(기원전 259년∼기원전 210년)은 흉노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리장성 건설을 명했고, 한(漢)나라 역시 강력한 군대를 가진 흉노의 위협에 시달렸다. 흉노를 계승한 훈족이 4세기 유럽으로 이주해 민족 대이동을 초래한 역사까지. 500년간의 역사를 한 편의 문학처럼 다룬다.

이 밖에도 오아시스 왕국을 세웠던 누란, 당(唐)나라 시기 중앙아시아 위구르 지역의 패권자로 군림했던 회골, 우리에게 익숙한 거란과 말갈 등을 소개한다.

이 책은 중국 공산당원 교육 연수코스 교재로 쓰일 정도로 중국 내에서 널리 알려진 교양도서다. 저자의 중화(中華)주의적 시선과 동북공정의 관점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의 소수민족에 대한 관점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