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40)이 14일 제25대 프랑스 대통령에 취임했다.
취임식은 마크롱 대통령이 오전 10시 60m 길이의 레드카펫을 밟으며 엘리제궁에 입장하면서 시작돼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으로부터 핵무기 발사 코드를 넘겨받았으며 나폴레옹의 유해가 있는 앙발리드에선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정오에는 개선문으로 자리를 옮겨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했으며 오후에는 관례대로 파리시청을 방문했다. BBC는 “(1977년생인 마크롱은) 1968년 5공화국 출범 이후 태어난 첫 번째 대통령”이라며 프랑스의 한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변화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하루 뒤인 15일 독일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취임 이후 처음 만나는 외국 정상으로 독일 총리를 선택한 것은 유럽 통합의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해석된다.
한편 엘리제궁에 함께 입성한 영부인 브리지트 트로뉴(64)는 남편보다 24세 연상이라는 이유로 온갖 조롱에 시달리고 있다.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10일자 표지에 마크롱이 임신해 만삭인 트로뉴 여사의 배 위에 손을 댄 채 웃는 모습의 캐리커처를 싣고 ‘그가 기적을 행할 것’이라는 문구를 달았다. 마크롱은 그동안 “(나이를 고려해) 아이를 낳기는 쉽지 않다”이라고 말해온 점에 비춰 트로뉴 여사의 나이를 비꼰 악의적인 의도가 담겨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또 프랑스 몽펠리에 지역 의원인 자크 도메르그는 대선 직후 페이스북에 “이전 대통령보다 젊은 대통령을 갖게 됐다. 다만 전임자들은 딸뻘 나이의 여성들과 살았는데 신임은 엄마뻘 나이 여성과 산다”는 글을 남겨 비난을 받았다.
트로뉴 여사의 막내딸 티판 오지에르는 프랑스 BFMTV와 인터뷰에서 “(나이가 어린 배우자를 둔) 남성 정치인이나 여성 정치인의 배우자라면 이렇게 공격했겠느냐. 21세기 프랑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혐오스럽다”고 비판했다. 대선 기간 의붓아버지 마크롱을 위해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한 변호사 출신의 티판은 6월 총선 출마를 선언해 가족 정치 논란도 일고 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