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美대선 맞수로 거론… 졸업식 축사 통해 날선 대결 트럼프 “기존 정치권은 실패한 세력” vs 워런 “정의를 세우는 법무부 필요”
“비평가가 되는 것처럼 쉽고 한심한 일은 없죠. 왜냐하면 그들은 아무것도 제대로 해낼 수 없는 사람들이니까요.”(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 나라(미국)에서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정의를 세우는) 법무부가 필요하지, 정의를 파괴하는 부서가 필요하지 않아요.”(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유력한 ‘2020 대선 맞수’ 후보로 거론되는 워런 상원의원이 대학 졸업식 축사 대결을 벌였다. 상대방의 이름을 노골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일종의 ‘대선 전초전’ 같았다.
자신을 비판하는 워싱턴 세력들에 대해서도 “실패한 목소리를 내는 작은 그룹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공직 경험이 없는 ‘워싱턴 아웃사이더’인 트럼프 대통령은 또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웃사이더”라며 “아웃사이더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기성체제에 도전하고 비난에 굴복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축사가 졸업생들이 아닌, 트럼프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들린다”고 비꼬았다.
워런 의원은 12일 애머스트 매사추세츠대(UMass) 졸업 축사에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해임한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여러분이 ‘정치가 싫다’고 말하는 건 아주 쉽다. 그러나 (미국의) 민주주의는 저절로 작동하는 기계가 아니다. 여러분이 옳다고 믿는 것들을 위해 계속 싸워야 한다. (그 싸움은) 나와 관련 있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말했다. 그 싸움의 대상으로 사법 개혁, 환경 보호, 노숙인 보호, 집단따돌림 등을 언급하다가 “한 가지를 더 추가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을 위해서도 싸워 달라”고 강조했다.
뉴욕포스트는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정확히 겨냥한 것이고,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의회 전문 매체 더 힐도 “워런 의원이 졸업 축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물어뜯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후임 FBI 국장 인선과 관련해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해 취임 후 첫 국외 순방을 위해 출국하는 19일 이전에 인선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법무부도 이날부터 제프 세션스 장관 주재로 후임 후보자들에 대한 개별 면접 심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