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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4강-EU에 특사단 급파… 친서 통해 북핵 공조

입력 | 2017-05-15 03:00:00

[北 미사일 도발]한반도 긴장 속 외교공백 수습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强) 국가와 유럽연합(EU)에 17일경부터 특사를 급파하기로 한 것은 1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 수위가 한층 높아진 가운데 외교 공백을 조속히 수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사단은 새 정부의 외교 정책과 북핵 대응 기조 등을 상대국에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 첫 특사단, 친서 전달하고 북핵 협력 논의

새 정부 첫 특사단 파견은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가진 주요국 정상들과의 ‘전화 외교’에 이은 후속 조치다. 외교 소식통은 “특사단은 문 대통령의 외교 비전과 정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전달할 인사들로 내정됐다”며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고 방문국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양국 관계의 발전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특사로 파견되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은 2005년 주미 대사를 지냈다. 대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하고 언론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었다. 미국 특사단에는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 류진 풍산그룹 회장, 정해문 전 주태국 대사, 박선원 전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특사에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시절 중국 특사로 파견됐던 이해찬 전 총리가 내정됐다. 중국 특사단에는 민주당 심재권 의원과 김태년 의원, 신봉길 전 주중국 공사, 서주석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 동행할 예정이다.

국회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맡는 등 ‘일본통’으로 꼽히는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은 일본 특사로 확정됐으며 민주당 원혜영, 윤호중 의원과 서형원 전 주일본 공사,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 대표단으로 함께한다.

현재 한-러 의원외교협의회 부회장인 송영길 의원은 러시아 특사를 맡았으며 민주당 정재호, 박주민 의원과 이연수 전 주벨라루스 대사,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등이 특사단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당선인들이 특사를 보내지 않았던 EU와 독일에 주영국 대사를 지낸 조윤제 서강대 교수를 특사로 보낼 예정이다. 유럽 특사단에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과 임창순 전 주독일 공사, 조문환 전 국민성장 사무국장, 배기찬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이사장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단은 16일경 문 대통령과 오찬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와 유럽 순으로 파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사단이 해당국 누구와 면담을 하게 될지는 아직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부터 중동 순방을 떠나는 만큼 현실적으로 18일을 제외하면 면담 일정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파견 일정이 유동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대통령 당선인의 4강 특사 외교는 2003년 2월 노 전 대통령이 ‘반미주의자’라는 인식을 불식하기 위해 정대철 전 의원을 미국과 일본에 특사로 파견하면서 시작됐다. 노 전 대통령은 중국엔 이 전 총리, 러시아엔 조순형 전 의원을 특사로 보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균형외교’를 강조하며 4강 특사를 같은 날 동시에 파견했다. 미국에는 정몽준 전 의원, 중국에 박근혜 전 대통령, 일본에 친형 이상득 전 의원, 러시아에는 이재오 전 의원이 파견됐다. 박 전 대통령은 먼저 중국에 특사(바른정당 김무성 의원)를 보낸 뒤 미국에는 정책협의단(단장 이한구 전 의원)을 보냈고, 일본과 러시아에는 따로 특사를 보내지 않았다.

○ ‘일대일로’ 한국 대표단, 北 미사일 도발 비판

중국 베이징(北京)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한 한국 대표단 단장인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북한 김영재 대외경제상과 조우한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고위급 접촉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단장과 함께 중국을 방문한 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박 단장이 개막식이 시작되기 30분 전쯤 대표단 휴게실에서 우연히 김 경제상을 만났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북측이 남북 대화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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