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차트 개편 따라 종전 자정이던 신곡 발표 시간
하교-퇴근시간대로 대부분 옮겨와
15일 오후 6시 신곡 발표를 예고하는 그룹 트와이스의 티저 화면.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14일 가요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인기 가수 신곡 음원의 80% 이상이 오후 6시에 발표되고 있다. 음원 시장 격전장이 종전에 조용한 한밤중이었다면 지금은 하교와 퇴근시간대로 옮아 왔다.
최근 컴백한 아이유, 혁오, 싸이 등 음원 파워가 있는 가수들은 일제히 발표 당일 오후 6시에 음원 서비스를 개시했다. 15일 새 미니앨범을 내는 트와이스 역시 오후 6시를 ‘D―아워’로 잡았다. 가요기획사들의 전략적 시점이 발표일 당일 0시에서 오후 6시로 18시간 이동한 셈이다.
원인은 실시간 차트 개편이다. 멜론, 지니 등 음원서비스사들은 올 2월 말 실시간 차트의 공정성을 높이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권고안에 따라 집계 방식을 바꿨다. 당일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발표된 신곡에 한해 실시간 소비량을 즉각 차트에 반영키로 한 것이다.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정오 전까지 발표된 음원은 매 시간 갱신되는 실시간 차트에 그 소비량이 바로 반영되지 않는다. 다음 날 오후 1시 차트부터 실시간 경쟁 구도에 진입할 수 있다. 이 시스템하에서는 자정에 신곡을 공개할 경우 12시간 동안 소비된 양은 사표(死票)가 되고 만다. 가수들 입장에서는 신곡으로 바로 반응을 얻고자 할 경우 시점을 정오∼오후 6시로 옮길 수밖에 없다.
특히 오후 6시는 음원 이용자가 늘기 시작하는 퇴근과 하교 시간대여서 중요해졌다. 멜론과 네이버 뮤직 관계자는 “신곡 발표가 최근 오후 6시와 정오, 딱 두 시간대로 나뉜다. 그중에도 오후 6시 발매 비율이 압도적”이라고 했다.
차트 정상 입성 소요시간이 길어진 것도 눈에 띈다. 오후에는 특정 가수의 팬이 아닌 일반 소비자, 즉 부동층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진영 포츈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종전 체제에서 자정에 냈으면 팬들의 도움으로 바로 1위에 진입했을 가수들이 요즘엔 5∼15위로 진입한 뒤 2∼20시간 걸려 정상을 밟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