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과 세제를 틀어쥔 모피아는 규제와 개입을 당연시해 시장주의자들로부터 욕을 많이 먹었다. 위기관리에는 뛰어나 고비 때는 해결사로 활약했다. 모피아가 승승장구해 온 배경이다. 예산을 주무르는 이피비가 벌떡 일어선 것은 노무현 정부 때였다. 관치를 싫어한 노 전 대통령이 이피비 출신 박봉흠(69), 변양균(68) 두 사람을 대통령비서실 2대, 4대 정책실장으로 발탁했다. 박 전 실장은 노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릴 정도였다.
▷박봉흠, 변양균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모두 경남 출신으로 부산에서 고교를 나왔다. 한 살 많은 박봉흠이 1973년 13회 행정고시에, 변양균은 같은 해 14회에 합격했다. 박봉흠이 기획예산처 차관과 장관을 먼저 한 뒤 변양균이 예산처 차관, 장관을 지냈다. 변양균이 차관으로 박봉흠 장관을 1년 가까이 모시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정책실장은 5개월 만에 물러났다. 박봉흠은 발병으로, 변양균은 ‘신정아 스캔들’로 사임 이유가 다를 뿐이다.
이진 논설위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