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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입니다’ 출연한 문재인 대통령 “유서를 볼 때마다 느끼는 아픔은…”

입력 | 2017-05-16 17:17:00

사진=영화사 풀 제공


“머릿속에서 늘 유서를 생각하고 계신데 우리는 그를 아주 외롭게 두었다. 이게 유서를 볼 때마다 느끼는 아픔이에요.”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가진 영화 ‘노무현입니다’ 인터뷰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이분의 글 쓰는 스타일은 아는데 처음부터 (이렇게) 간결하게 쓰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영화 ‘노무현입니다’의 이창재 감독은 16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인터뷰 당시에는 후보셨던 문재인 대통령의 인터뷰가 등장하는데 분량은 일부러 조정한 것이냐”는 질문에 “아주 다이렉트로 말씀 드리자면 본래 말씀 자체를 참 건조하게 하신다”고 운을 뗐다.

이 감독은 “좋게 표현하면 그렇지만 미디어를 잘 모르신다. 당신에 대해 물어봐도 결국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로 기울더라. ‘노무현’이라는 사람에 대한 서술적 설명을 계속 하시더라”고 말했다.  

그는 “겸손에서 나오는 것인지, 당신 자체를 뒷전으로 물리시는 것인지는 여전히 나도 잘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인터뷰 내내 당신 자신은 없으셨다”며 “우리야 감시관의 입장으로 봐서 그 느낌을 알지만 미디어 습성으로 봤을 때는 ‘이 분 참 답이 없구나’ 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인터뷰는 사실 인터뷰를 모두 마친 후 차를 타고 떠나시려던 도중 다시 돌아와 하신 것”이라며 “주차장에 가 차 문까지 닫으셨지만 열고 다시 나오시면서 ‘이 이야기는 꼭 하고 싶은데 해도 괜찮겠습니까’라고 물으시더라”고 회상했다.

이 감독은 “인터뷰를 하면서 속된 이야기 입니다만, 살짝 눈물을 흘리시려고 했는데 바로 일어 나셔서 구석으로 가 홀로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고 오시더라. 당신의 절제인지 눈물은 절대 안 보이시려 하셨고 실제로 안 보이셨다”며 “모르겠지만 최소한 쇼맨십에 능한 분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무현입니다’는 국회의원, 시장선거 등에서 번번이 낙선했던 만년 꼴찌 후보 노무현이 2002년 대한민국 정당 최초로 치러진 새천년민주당 국민경선에서 지지율 2%로 시작해 대선후보 1위의 자리까지 오르는 드라마틱한 과정을 생생하게 되짚는 작품이다. 5월 25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