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사 풀 제공
“머릿속에서 늘 유서를 생각하고 계신데 우리는 그를 아주 외롭게 두었다. 이게 유서를 볼 때마다 느끼는 아픔이에요.”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가진 영화 ‘노무현입니다’ 인터뷰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이분의 글 쓰는 스타일은 아는데 처음부터 (이렇게) 간결하게 쓰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감독은 “좋게 표현하면 그렇지만 미디어를 잘 모르신다. 당신에 대해 물어봐도 결국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로 기울더라. ‘노무현’이라는 사람에 대한 서술적 설명을 계속 하시더라”고 말했다.
그는 “겸손에서 나오는 것인지, 당신 자체를 뒷전으로 물리시는 것인지는 여전히 나도 잘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인터뷰 내내 당신 자신은 없으셨다”며 “우리야 감시관의 입장으로 봐서 그 느낌을 알지만 미디어 습성으로 봤을 때는 ‘이 분 참 답이 없구나’ 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인터뷰는 사실 인터뷰를 모두 마친 후 차를 타고 떠나시려던 도중 다시 돌아와 하신 것”이라며 “주차장에 가 차 문까지 닫으셨지만 열고 다시 나오시면서 ‘이 이야기는 꼭 하고 싶은데 해도 괜찮겠습니까’라고 물으시더라”고 회상했다.
이 감독은 “인터뷰를 하면서 속된 이야기 입니다만, 살짝 눈물을 흘리시려고 했는데 바로 일어 나셔서 구석으로 가 홀로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고 오시더라. 당신의 절제인지 눈물은 절대 안 보이시려 하셨고 실제로 안 보이셨다”며 “모르겠지만 최소한 쇼맨십에 능한 분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