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성 58%-여성 20% 껑충… 인구 고령화로 80세이상 2배 증가 도심 환자 적고 비도심은 많아… “짠 음식-흡연-음주 습관 줄여야”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뇌출혈,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져 결국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세계 고혈압의 날’을 맞아 동아일보 취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뢰해 최근 10년간 고혈압 진료 인원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환자는 589만3693명(추정)으로 2007년 428만2032명보다 161만1661명(37.6%)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남녀 모두 50대가 되면서 환자 수가 급증했다. 50대 남성 환자는 10년 전보다 57.8%나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의 경우 40대 미만에서는 환자가 줄었으나 50대 이상에서는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지난해 80세 이상 고혈압 환자 수는 2007년의 2배 이상이었다.
손일석 대한고혈압학회 부총무이사(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고혈압 환자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고령화”라며 “지역별 격차 역시 비도심에 사는 고령 인구 비율이 도심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면 혈관이 좁아져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그뿐만 아니라 짜게 먹는 식습관, 잦은 음주,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도 고혈압의 주된 원인이다. 손 교수는 “특히 30, 40대 환자들이 혈압 관리에 무관심한 경향이 크다”며 “건강한 중장년을 위해서는 30대부터 혈압 관리를 해야 하며,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중인 사람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